농사 안 짓고 시골살기

봄이 오면...

從心所欲 2021. 4. 4. 10:02

 

 

 

 

또 다시 봄비가 내린다.

날은 아직 포근하다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그럼에도 초목은 굳세게 매일매일 다른 색깔로 바뀌어간다.

봉오리만 맺혔던 살구나무가 꽃을 활짝 피워 온통 엷은 붉은색으로 물들였다.

비구름에 잠긴 풍경은 지나온 날들의 온갖 감상을 떠올리게 하지만

빗방울이 양철통에 부딪히며 내는 맑은 소리는 지나간 날은 지나간 것이라 말을 한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위로가 되고

더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는 희망을 떠오르게 해주는 봄비였으면 좋겠다.

나무도 겨울의 추위와 바람 속에서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이렇게 다짐했을 것이다.

“봄이 오면 ... 봄이 오면!”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한다.

매일의 일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세상에 쓸데 없는 일이란 사실은 사는 날이 길어질수록 더욱 공감하게 되는 진리다.

모두에게 봄이 왔으면 좋겠다.

 

 

 

'농사 안 짓고 시골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벚나무  (0) 2021.04.08
이 시골집에 사는 조건  (1) 2021.04.06
시골에 오는 봄  (0) 2021.03.28
백로도 고단하다.  (0) 2021.03.13
밤새 눈이 내렸다.  (0) 202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