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건축물

우리 옛 건축물 12 (공포 - 주심포식, 다포식)

從心所欲 2018. 5. 14. 17:45

 

 

 

 

 

아래 그림은 각 부재가 어떻게 결구되어 주심포식과 다포식의 포를 이루게 되는가를 시각적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그림을 세세히 설명하자면 맨 밑에 조그맣게 잘린 모양으로 그려진 기둥머리부터 맨 위 서까래가 걸려있는

도리까지 하나하나 헤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아서 주심포식과 다포식 공포에 대한 기본적 명칭을 소개한

그림 하나를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림에 나타난 수많은 명칭처럼 포는 이렇듯 다양한 부재들의 상호 이음과 맞춤을 통하여 만들어지며,

건물 외관에 드러난 포의 형태는 이러한 부재의 결합이 만들어낸 부산물들을 미적 감각을 더 해 가공한

결과입니다. 물론 벽면 안쪽에도 거의 동일한 형태의 부재 결합 형태가 나타납니다.

 

 

 

위의 부석사 무량수전은 각각의 기둥 위에만 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공포를 기둥 위에만 배열한

건물을 소위 주심포(柱心包)형식이라고 부릅니다. 주심포형식과 대비되는 것은 다포(多包)형식인데 말

그대로 포가 많다는 의미로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배열한 건축양식을 말합니다.

이 경우에는 기둥 위에 올라간 포를 주상포(柱上包)라 하고 기둥 사이에 놓인 포를 간포(間包)라고 합니다.

 

 

 

간포는 기둥 사이의 넓이에 따라 2-3개가 오기도 하는데 이때 간포의 모양은 주상포와 같습니다.

이와 같은 다포형식은 주로 궁궐이나 사찰 등의 주요 정전에 사용됩니다. 민가의 살림집에서는

다포형식을 쓴 예를 찾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주상포와 간포 외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포가 하나 더 있는데 벽면과 벽면이 만나는 곳, 즉 추녀가 있는

건물 모퉁이에 위치하는 귀포입니다. 지붕 모서리에서 45도 방향으로 걸리는 추녀를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다른 포들과는 형태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건물 귀퉁이의 귀포는 건물 정면과 측면에 있는 포들에 비하여 훨씬 복잡한 형태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사찰에서는 아주 간혹 귀포가 주상포와 다르지 않은 건물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주상포 위에 설치된 포와 똑 같은 포가 정면과 측면의 연장선상에서 각기 귀에 하나씩 올려져

있을 뿐, 귀포로서의 특별히 복잡한 형태는 보이지 않습니다. 주심포 건물에서 이런 귀포 형태를 보시면 혹시

고려 때 지어진 건물이 아닌가 의심을 해보셔도 됩니다. 고려시대 주심포 건물은 대개 맞배지붕이기 때문에

이런 단순한 귀포의 형태가 나타납니다. 위의 사진은 경북 안동에 있는 봉정사 극락전이고 아래 사진은 수덕사

대웅전으로 모두 고려 중기에 지어진 건물들입니다.

 

 

 

부석사 무량수전은 같은 고려 중기 때의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귀포가 주상포들과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는 무량수전이 맞배지붕이 아닌 팔작지붕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부석사 무량수전 귀포사진입니다.

 

 

 

일반적으로 부석사하면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축물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는데, 부석사가

통일신라시대 때인 676년에 창건된 것은 사실이지만 무량수전은 이후 고려 때에 중창되었습니다.

그러나 중창연도기 불확실합니다. 봉정사 극락전 또한 비슷한 시기에 중수했으나 역시 중수연도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이 있습니다. 반면 수덕사 대웅전은 건립연대가 1308년으로 정확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수덕사 대웅전,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 3개를 같이 묶어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군(群)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