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건축물

우리 옛 건축물 13 (포식/출목/사래/선자연)

從心所欲 2018. 5. 17. 11:28

 

 

[창경궁 명정전]

 

 

옛 건물에 대한 안내문을 읽다보면 간혹 3포식, 5포식, 7포식 등의 단어가 등장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3포,

5포는 앞글에 설명한 건물 기둥 위에 있는 공포의 숫자와는 전혀 무관한 것입니다. 포식(包式)은 공포를 구성

하는 부재 가운데 출목(出目)1이라는 것과 관련된 용어로, 출목이 있는 공포형식을 말합니다. 포수는 원래

사용된 첨차2 개수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편의상 출목숫자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1출목은 3포식이며, 2출목은 5포식, 3출목은 7포식, 4출목은 9포식 입니다. 포식은 출목 수에 비례하여

'포수=출목수×2+1'로 계산합니다. 공포의 배열로 보면 3포식은 기둥 위에만 포를 올리는 주심포(柱心包)형식

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주심포형식에서 고려 이전에 사용되었던 3포식을 주삼포(柱三包)형식이라고 하여

조선시대에 사용되었던 기타 3포식과 구분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5포식 이상의 공포는 기둥 사이에도 포가

배치되는 다포(多包)형식에서 나타납니다.3

 

[이익공 5포식/ 실상사 약사전]

 

 

[7포식/ 갑사 대웅전]

 

 

추녀(春舌)는 지붕 모서리에서 45도 방향으로 걸리는 네모진 형태(어려운 말로는 방형단면)의 부재입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기와지붕은 앙곡과 안허리곡이 있기 때문에 추녀 길이가 처마 길이보다 보통 30-45㎝ 정도

더 깁니다. 추녀는 정확히 방형이라기보다는 폭보다 높이가 약간 더 높고 단면은 역(逆)사다리꼴로 다듬으며

끝 부분은 약간 빗겨 잘린 형태입니다. 옆으로 퍼져 보이는 착시현상을 교정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또 추녀는

끝으로 갈수록 밑면의 살을 걷어내서 마치 한복 소매처럼 만드는데 이를 소매걷이라고 하며 이것은 추녀가

경쾌하고 동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홑처마인 경우에는 이렇게 추녀가 하나면 되지만 부연이 있는 겹처마인 경우는 부연 길이만한 짧은 추녀가 하나

더 걸리는데 이를 사래(蛇羅)라고 합니다. 사래는 추녀와 모양은 같지만 길이는 짧고 추녀 위에 올려집니다.

 

 

 

위 사진에서도 추녀 사래 좌우의 서까래와 부연이 부챗살처럼 퍼진 느낌이 오지만 아래 경복궁 근정전 사진

에서는 그 느낌이 좀 더 확연합니다.

 

 

 

이렇듯 지붕 모퉁이가 부챗살처럼 보이는 서까래 배열을 선자연(扇子椽)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건축에서

가장 섬세하고 세련된 기법이 살아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만큼 세련된 기법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며. 일본은 우리나라의 건축 영향 아래 있던 나라시대 초기의 건물에서는 선자연이 보이지만

이후에는 모두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전통적인 선자연법이 남아있으며 대부분의 목수가

그 기법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선자연 배열도입니다.

 

 

 

선자연 개수는 건물 규모에 따라 다르며 보통 10~15장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선자연은 초장(추녀에 붙은

반쪽짜리 서까래)에서 막장(추녀에서 가장 멀리 벌어진 것으로 건물의 벽면과 직각을 이루는 일반 서까래에

이르기 바로 직전의 것)까지 각부별로 치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목수가 선자연을 제대로 걸기까지는 오랜

수련이 필요할 정도로 쉽지 않은 목조기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와건물은 처마가 깊기 때문에 처마 모서리에 걸리는 추녀도 기둥 밖으로 매우 많이 빠져나갑니다.

때에 따라서 추녀는 건물 안쪽으로 물린 길이보다 바깥으로 빠져나간 길이가 길 때가 있어서 추녀부분의

하중이 과중하여 추녀가 처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래서 추녀가 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 안쪽에서 여러

방법을 동원해 추녀 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지만 동시에 건물 외부에도 추녀 밑을 받치는

보조기둥을 설치하기도 합니다.

그것을 활주라고 부릅니다.

 

 

 

 

  1. 출목(出目) : 규모가 큰 건축물의 경우 처마의 내민 길이가 길어질 때 구조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 기둥의 중심축선상의 도리 이외에도 전후방향으로 도리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상부의 도리들을 받치기 위하여 하부에는 여러 층으로 된 포작(包作)을 두게 된다. 공포(拱包)를 구성하는 부재 가운데 도리와 평행한 부재인 첨차(檐遮)가 기둥의 중심축선상에서 바깥으로 나온 것을 별도로 지칭하여 출목(出目)이라고 한다. 그 위치가 건물의 밖에 있으면 외출목(外出目)이라고 하고, 건물의 안에 있으면 내출목(內出目)이라고 한다. (문화원형 용어사전), 2012.,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문으로]
  2. 첨차 : 주두, 소로 및 살미와 함께 공포를 구성하는 기본 부재로 살미와 반턱맞춤에 의해 직교하여 결구되는 도리 방향의 부재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본문으로]
  3.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2007,동녘)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