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 보]
공포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면 도리나 보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옵니다. 우리 옛 건물을 감상하는데 굳이
건축용어까지 다 알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의외로 ‘도리’는 물론이고 ‘보’ 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아
어차피 도리나 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공포에 대한 설명도 이해가 안 될 것 같아 도리와 보에 대하여 가능한
간략하게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옛 건물은 대개 정면에서 보아 좌우로 길고 앞뒤가 상대적으로 좁은 장방형의 건물입니다.
물론 정방형의 건물도 있지만 대개는 장방형이 월등히 많습니다. 그런 건물을 정면에서 거리를 두고 보면 지붕
위로 용마루가 보입니다. 이 용마루와 같은 방향으로 놓여 지붕의 틀을 만들고 지붕을 받쳐주는 나무부재가
도리입니다. 서까래는 이 도리 위에 직각으로 얹히게 되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서까래를 얹기 전 지붕가구1
모습입니다. 지붕 위에 노란색으로 얹혀진 긴 목재들이 도리입니다. 노란색이라도 팔(八)자로 벌려놓은 양끝의
나무들은 도리가 아니고 추녀입니다.
그러니까 ‘도리’는 우리나라 옛 건물을 정면에서 봤을 때 좌우방향으로 놓이는 부재입니다. 반면 ‘보’는 건물의
앞뒤 기둥을 연결하는 수평 구조부재입니다. 수직 구조부재로 가장 중요한 것이 기둥이라면 수평 구조부재로
가장 중요한 것이 ‘보’입니다. ‘보’는 한자의 뜻으로 '樑'(들보 량)이라고 쓰지만 발음대로 표기하여 '褓'
(포대기 보) 또는 '栿'(들보 복)으로 쓰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재들이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건물의 측면에서 본 나무구조 입니다.
그림에서 앞뒤 방향으로 놓인 색이 칠해진 원형목재가 모두 ‘도리’ 이고 그 밑에 도리와 직각방향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하얀색의 넓적한 나무부재가 ‘보’입니다. ‘도리’와 ‘보’는 각기 놓이는 위치에 따라
부수적인 명칭을 갖게 됩니다. 아래 그림 역시 건물의 측면에서 본 나무구조인데 도리와 보에 대한 세세한
명칭이 나와 있습니다.
그림에는 도리가 모두 7개가 보이는데 그 중 제일 높은 곳, 즉 지붕의 용마루 바로 아래 놓이는 도리를 종도리
(宗道里)라 하고 그 아래로 내려오면서 상중도리, 하중도리, 주심도리(柱心道里)라고 부릅니다. 종도리와
주심도리 사이에 도리가 하나만 있을 경우에는 그냥 중도리(中道里)라고 부르며 주심도리는 처마도리라고도
부릅니다. 도리(道里)는 또 단면형태에 따라 명칭이 다릅니다.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는 규모가 작은 부속채를
제외하고는 사진에서처럼 단면이 원형(圓形)인 도리를 쓰는데 이를 굴도리라 하고 서민들의 집에는 단면이
네모난 방형(方形)도리를 많이 쓰는데 이를 납도리라고 합니다.
그림을 보면 원형의 도리 밑에 방형의 부재(7번)가 보입니다. 이것을 '장여' 또는 장혀(長舌)라고 부릅니다.
도리 밑에 놓이는 도리받침부재로 도리에 비해 폭이 좁으며 도리와 함께 서까래의 하중을 분담하는 역할을
합니다. 건물의 앞뒤 폭이 깊지 않은 민가에서는 일반적으로 ‘보’가 하나만 걸리게 되는데 바로 대들보입니다.
하지만 건물의 크기가 커져 앞뒤 폭이 깊어지면 서까래를 받치는 도리의 수가 늘어나고 아울러 이 도리들을
받쳐주기 위한 보의 수도 늘어납니다. 위 그림에는 대들보, 중보, 종보가 소개되고 있고 그외에도 퇴칸에 걸리는
툇보도 있는데 자세한 설명을 하자면 또 생소한 용어들이 계속 튀어나오면서 갈수록 복잡해지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하단에 이 글을 쓰면서 도움을 얻고 있는 사이트 리스트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들을 검색하시면 훨씬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그리면 아래 그림과 같은 단면도가 됩니다. 물론 건물의 측면을 반으로 나누어
본 단면도입니다.
※ 이 글은 아래 사이트의 내용을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한국민족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 김왕직|동녘
-한옥의 민얼굴, 문화재청
-한옥 전통에서 현대로(한옥의 구성요소), 조전환, 주택문화사
- 가구(架構) : 낱낱의 재료를 조립하여 만든 구조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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