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조들

정도전 12 - 불씨잡변 불씨훼기인륜지변

從心所欲 2022. 1. 23. 09:49

불씨가 인륜을 버림에 관한 변[佛氏毁棄人倫之辨]

 

명도(明道) 선생이 이르기를,

“도(道) 밖에 물(物)이 없고 물 밖에 도가 없다. 이것은 하늘과 땅 사이에 어디를 가나 도가 아님이 없다는 것이다. 부자(父子)에 이르러서는 부자의 친(親)한 바에 있고, 군신(君臣)에 이르러서는 군신의 엄(嚴)한 바에 있고, 부부(夫婦)와 장유(長幼)와 붕우(朋友)에 이르러서도 각각 도가 되지 아니하는 바가 없으니 이는 그것이 잠시도 떠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즉 그들이 인륜을 허물어뜨리고 사대(四大) - 【안(按)】 사대(四大)는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이다. -

를 버린 그것이 그 도(道)에서 분리된 점이 멀다 하겠다.”

하고, 또 이르기를,

“말과 행위가 주변(周徧)하지 않음이 없건만 실은 윤리에 벗어나 있다.”

하였으니, 선생의 말이 극진하도다.

▶사대(四大) : 수ㆍ상ㆍ행ㆍ식(受想行識)은 원래 오온(五薀) 중의 네 가지이고, 사대(四大)는 사람의 몸을 구성한 네 가지 원소로 지ㆍ수ㆍ화ㆍ풍(地水火風)인데 여기에서 말한 것은 인륜과 자기 몸이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천부불화(天部佛畵), 128.9 x 78.7cm, 국립중앙박물관]

 

 

번역본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1977, 조준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