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다운 나라

투표합시다!

從心所欲 2018. 6. 13. 11:23




몇 년 전, 우리나라의 매일매일이 암울하게만 보이던 그 때에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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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는 우부승지 때 선조에게 올린 ‘만언봉사‘에서 임금에게 이렇게 진언했다.

“정치는 시세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일은 실질적인 것이 중요한 것이니, 정치를 하면서 시의를 알지 못하고 일을

함에서 실질적인 것에 힘쓰지 않는다면 비록 성현이 서로 만난다 할지라도 효과를 거둘 수 없는 것이옵니다.”

이이는 같은 글에서 시의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였다.

“시의(時宜)라는 것은 때에 따라 변동하여 법을 만듦으로써 백성을 구하는 것이옵니다.”


시대에 따라 정치를 정의하는 언어가 어떻게 바뀌든, 대의적으로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 삶의 개선이다.

그런즉 정치의 결과는 국민 삶의 개선으로 나타나야 하겠지만 그릇된 정치의 결과는 오히려 국민 삶의 질을

악화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러한 정치의 결과는 국민 중의 하나인 나의 삶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는 유일한 이유다. 조금 더 과대포장을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내가 살아온 과거

세상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렇기에 나의 정치적 관심은 결코 어느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데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어느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편향된 것처럼 비쳐질 수 있는 것은 기득권보다는 약자의 입장에서 보고자 하는 공통점이 자주 겹치는 우연의

결과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과 정치인이 되는 것은 다르다. 정권을 잡는 것은 정치인의 몫이고, 좋은 정치인이 정권을

잡아 정치를 잘해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과정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독려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우리 헌법 1조 2항이

그 근거이다. 간혹 외신을 통해 보도되는 어떤 이슈에 대하여 정치인들에게 편지보내기, 전화걸기 같은 캠페인을

하는 외국의 사례들이 바로 이런 국민 주권의 행사인 것이다. 그러한 국민의 감시와 비판, 독려의 역할은 정치

선진국 보다는 후진국에서 더 많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정반대이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정치의

결과가 자신에게 직접적 피해로 돌아올 때에야 뒤늦게 자신의 권리를 찾겠다고 나서지만 그 때는 이미 버스가

지나간 후라,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 밖에 없다. 묵묵히 피해를 감수하거나 아니면 이미 결론이 난 정치적

결정에 죽기 살기로 끝까지 저항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치 후진국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행위가 통상 과격

양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근본적 원인 중의 하나다.


종종 자신이 정치에 관심 없는 것을 당연시하고 때로는 그것을 자신의 고고함을 드러내는 징표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라고 한다. 그러나 본인들이 어떠한 논리로 가장하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노예근성이고 아무리 좋게 말해도 무지함을 벗어나지 않는다. 어느 역사에 권력자나

정치가가 국민이 요구하지 않는데 먼저 앞장서 국민의 권리를 증진시킨 일이 있었는가? 우리 역사에서도

부패정권을 무너뜨린 것은 학생들의 힘이었고, 하고 싶은 말을 주위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게 된 것이나

체육관에서 자기들끼리 모여 정해진 각본대로 선출하던 대통령을 다시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게 된 것도

시민들의 힘이었다. 자기 생각은 없이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노예근성이고, 자신의 권리를

모르거나 알아도 행사하지 않는 것은 무지함이다.

남들의 희생과 고난으로 얻은 권리를 이유도 모른 채 누리는 것은 남이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들고

나타나 퍼먹는 꼴이나 다름없으니 그것은 파렴치함이다. 노예근성, 무지함, 파렴치함이 어떻게 고고함이고

자랑거리인가?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라“는 말도 정치인들이 자기들끼리 정치를 독점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반민주적 논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어리석음의 소치일 뿐이다. 정권은 그들의

몫일지라도 감시는 국민의 몫인 것이다.


율곡 이이는 이런 말씀도 하셨다.

“이른바 진짜 선비는 조정에 나아가서는 일세의 도를 행하여 백성을 태평케 하고 물러나서는 바른 가르침으로

후학들에게 큰 꿈을 깨치게 하는 것이다. 조정에 나아가 도를 행함이 없고 물러나 가르침이 없다면 비록 그가

선비라 자처해도 나는 그를 믿지 않는다.”


나는 정치에 무관심한 지식인을 지식인이라고 믿지 않는다. 정치인이 지나친 각광을 받으면 독재에 흐르기

쉽고 그런 경우 정치인은 권력을 국민의 삶을 증진시키는데 보다는 정권의 유지, 강화에 더 많이 써온 것은

우리 역사에서도 결코 낯설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형이다. 불의와 그름을 방관하는 지식은

쓸모없거나 잘못된 지식이다.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남과 사회에 도움이 될 생각은 없고 자신의 배만 불릴

생각만 한다면 무슨 낯으로 지식인 대접 받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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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방선거 투표일입니다. 지역에 따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있습니다. 투표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리 후세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투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