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목민심서 119 - 수령의 잘못으로 인한 수하 관속의 치죄는 다른 관아로 넘겨야한다.

從心所欲 2022. 3. 27. 12:58

[경직도(耕織圖) 8폭 병풍 中 6폭, 각폭 115 x 35cm, 삼척시립박물관]

 

●봉공(奉公) 제3조 예제(禮際) 7
잘못은 수령에게 있는데 상사(上司)가 자기더러 아전과 군교를 치죄하라 하는 경우에는 죄수를 다른 고을로 옮겨 치죄하도록 청해야 한다.
(所失在牧 而上司令牧自治其吏校者 宜請移囚)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3조인 예제(禮際)는 ‘예의 있게 교제하는 것’을 말한다.

 

무릇 부하 이속이 죄를 지으면, 수령에게는 살피지 못하고 단속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 상사가 추문하여 다스릴 경우에, 혹 죄수를 이웃 고을로 옮겨서 벌을 주게 하더라도, 그 사건을 따져 보아 과오에서 나온 것이면 수령끼리 서로 충고하는 것이니, 꼭 깊이 인책할 것까지는 없다.

그러나 만약 상사가 나로 하여금 스스로 치죄하게 한다면 동헌(東軒)에 나가 곤장을 치는 것은 면목에 뻔뻔한 일이니, 사건은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논보(論報)해야 한다.

▶논보(論報) : 하급 관아(官衙)에서 상급 관아에 어떤 사안에 대하여 의견을 붙여 보고하는 것.

 

보고서는 이렇게 해야 할 것이다.

“본현의 하리(下吏) 이모(李某)가 보첩(報牒)을 지체한 죄가 있으니 - 사건에 따라 말을 만든다. -관사(關辭)에 의하여 장형(杖刑)을 시행해야 마땅하겠으나, 사건이 발생하던 날에 현감이 먼저 징치하였으며, 만일 이 사건을 논한다면, 그것을 단속하지 못한 과실이 현감에게 있습니다. 이제 만일 관사(關辭)에 의하여 장형을 가하면, 이는 나를 대신하여 받는 벌을 내가 스스로 집행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보기에 얼굴이 뻔뻔하여 거행할 수 없습니다. 죄수를 이웃 고을로 보내어 징치하게 함이 사리에 합당할까 합니다.”

▶보첩(報牒) : 하급 관아에서 상급 관아에 보고하는 공문.
▶관사(關辭) : 관서 상호간에 오고 가는 관용문서인 관문(關文)에 적힌 사연.

 

번역문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이정섭 역, 1986), 다산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