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건축물

우리 옛 건축물 19 - 별화, 머리초문양

從心所欲 2018. 6. 16. 16:57

 

금단청에서는 앞에 소개한 금문들을 아래 사진처럼 머리초 사이의 계풍에 장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금단청]

 

 

그런데 이 정도로도 성이 안 차 계풍에 금문 외에 그림 장식까지 겸하여 더 화려하게 장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별지화(別枝畵)]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머리초와 머리초 사이의 계풍에 회화적인 수법으로 그려 넣은 장식그림을 특별히 별화

또는 별지화(別枝畵)라고 한다. 별지화는 창방, 평방, 도리, 대들보 등 큰 부재의 양 끝에 모로단청을 놓고 중간

공백 부분에다 회화적인 수법으로 그린 장식화를 말한다. 별화는 궁궐단청에 없는 사찰만의 고유 양식으로

부처, 보살과 동·식물 등 불교신앙 체계와 관련이 있는 내용들이 들어간다. 계풍 뿐만 아니라 포벽(공포와 공포

사이에 생기는 작은 벽체)에 그려지는 그림도 별화라고 한다. 별화는 용, 기린, 사자, 학 등 상서로운 동물과 함께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나 불교 경전에 나오는 장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포벽의 별화]

 

 

이렇게 금단청보다 문양을 더욱 세밀하고 복잡하면서도 화려하게 장식하는 양식을 ‘갖은금단청’이라고 부른다.

갖은금단청은 금단청보다 문양을 더욱 밀도 있고 도채하고, 각종의 별화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또한 고분법,

돋음질을 이용하여 문양을 도드라지게 표현하거나 그 위에 금박을 사용하여 장엄효과를 극대화하는 조형양식이다.

 

[갖은금단청]

 

 

아래 그림은 머리초와 계풍에 들어가는 단청 문양의 명칭을 정리한 것이다.

 

 

[머리초와 계풍의 문양명칭]

 

 

위의 그림에 풍혈이라는 명칭은 별지화의 테두리 형태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난간청판에 뚫어놓는 바람구멍인

풍혈의 문양을 닮은 탓에 붙여진 이름으로 생각된다.

 

[난간청판의 바람구멍인 풍혈]

 

 

머리초는 우리나라 단청문양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머리초라는 이름은 긴 부재의 양단에 장식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머리초의 다양한 문양은 중국과 일본의 단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길상(吉祥)의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다.

 

단청 문양의 태반은 식물, 그 중에서도 특히 화초가 차지한다. 형태나 색채가 다양하고 아름다우며, 문양화하기

쉬운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연꽃은 단청 문양의 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꽃 자체가 순결하고

청정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 강력한 장식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궁궐과 사찰을 막론하고 널리 시문된다.

머리초는 주문양의 핵심에 장식되는 꽃의 종류에 따라 연화머리초. 녹화머리초. 파련화머리초, 주화머리초.

모란머리초. 국화머리초,  등으로 불린다. 연꽃은 머리초의 주문양으로도 가장 많이 사용된다. 연화(蓮花)가

주문양인 머리초는 연화머리초라고 부른다. 주문양의 핵심에 불교의 연화화생1을 상징하는 연꽃을 시문하는

것으로 연꽃 위에 다산을 상징하는 석류를, 다시 그 상부에 항아리와 민주점2을 장식한다.

 

[연화머리초]

 

 

연꽃 다음으로 많이 볼 수 있는 문양이 '녹화(綠花)'이다. 녹화는 소용돌이(곱팽이) 2개가 등을 맞대고 있는

사이에 반원 모양의 딱지가 붙어 있는 모양이다. 주문양이 초록색 꽃인 녹화이기 때문에 녹화머리초라고 불린다.

 

[녹화머리초]

 

 

[단청 단위문양 명칭 (출처: 『한국 전통 건축 장식의 비밀』, 2013, 허균, 대원사)]

 

 

주화는 주로 육색, 장단, 주홍 등의 붉은 색으로 그려져 주화(朱花)로 불리는 꽃문양으로 이런 주화가 주문양이

되면 주화머리초라고 부른다. 붉은색 꽃인 주화 둘레를 녹색의 곱팽이가 둘러싸고 있다. 주화는 4엽의 평면형을

중심 문양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6~8엽의 형태로도 장식된다. 주화문양의 시원이 감꼭지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관자주화머리초]

 

 

[주화머리초 도안]

 

 

갈수록 단청이 화려해지는 경향 탓인지 아무리 뒤져봐도 주화머리초 자료는 찾을 수가 없다. 위 사진도 주화가

주문양이기는 하지만 주문양 사방으로 주홍빛의 휘가 뻗쳐있어 특별히 관자주화머리초라고 부른다.

 

 

이 글은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2007.동녘), 한국 전통 건축 장식의 비밀(허균, 2013, 대원사) 등을

참조, 인용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1. 극락왕생의 기원 [본문으로]
  2. 항아리는 봉안되는 사리 그릇을 나타내고 백색인 민주점은 명주(明珠), 즉 진주와 같이 밝게 빛나는 부처의 사리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화원형백과, 2002.한국콘텐츠진흥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