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울었구나 4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예전 우리나라의 자랑이 ‘높고 푸른 가을하늘’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기자들이 방금 공항에 내린 외국인에게 다짜고짜 “한국의 가을하늘이 어떠냐?”고 묻고는 그 외국인의 입 발린 칭찬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싣곤 했다. 그 뒤를 이은 것이 “Do you know...?" 이니 기자들은 정말 공부도 안 하고 취재준비도 안 하나 보다. 오랫동안 회색 구름과 비만 보다가 간만에 하늘이 개였다. 시골이라도 이런 색의 하늘 보기는 쉽지 않다. 지금은 낯선 이 시리도록 파란 빛깔의 하늘이 어린 시절에는 언제 어디에나 있었다. 밤이면 도시에서도 은하수는 물론 온 하늘을 덮은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럴 때면 꼭 누군가가 견우직녀 얘기를 꺼냈고 서로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이 별 저별을 손가락질하며 견우..

목민심서 70 - 음식 사치는 재앙을 부르는 일이다.

● 율기(律己) 제3조 제가(齊家) 8 음식을 사치스럽게 하는 것은 재화(財貨)를 소비하고 물자를 탕진하는 것이니 재앙을 불러들이는 길이다. (飮食之侈 財之所糜 物之所殄 招災之術也)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령이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고, '가정을 바로 다스리는 것‘을 뜻하는 제가(齊家)는 그 가운데 3번째이다. 후한(後漢) 공분(孔奮)이 고장(姑臧)의 수령이 되었는데, 오직 늙은 어머니만은 아주 진수성찬이었고 처자들의 밥상에는 파와 겨자뿐이었다. 어떤 사람이 공분을 조롱하기를, “기름 속에 넣어두어도 스스로 윤택할 줄 모른다.” 하였다. 조어(趙峿)가 합천 군수(陜川郡守)가 되..

목민심서 2021.09.06

관서십경도(關西十景圖) 4

개천(价川)은 대동강과 청천강 사이에 끼어 있는 지역이다. 북쪽으로는 청천강이 흐르고 남쪽 기슭에는 대동강이 흐른다. 무진대(無盡臺)는 개천군 남쪽 대동강변 절벽에 있던 누각이다. 강변의 벼랑과 주위 경관이 수려하기로 이름난 명승지였다고 한다. 18세기 초 평안도 성천(成川)의 명기(名妓)로 가무와 시문에 뛰어났던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이 남긴 이라는 시이다. ​秋湖十里繞群巒 : 가을 호수 십리를 여러 산이 둘러싸고 一曲淸歌倚彩欄 : 맑은 노래 한 곡조 부르며 채색 난간에 기대었네. 浩浩臺前流去水 : 누대 앞을 흘러가는 넓고 넓은 강물 終歸大海作波瀾 : 끝내는 큰 바다로 돌아가 파도를 이루리라. 강계(江界)는 평안도 북동부에 있던 군(郡)으로 고구려가 일어난 땅으로 알려져 있다. 강계읍성은 성종 3..

우리 옛 그림 2021.09.05

관서십경도(關西十景圖) 3

은산은 조선시대 성천도호부에 속했던 현(縣)이다. 은산(殷山)의 담담정(澹澹亭)은 관서8경에까지는 끼지 못한다. 그러나 순조 22년인 1822년에 평안도에 암행어사로 파견되었던 박내겸은 자신의 일기에 은산과 담담정에 대하여 이런 소회를 남겼다. (은산)읍 터는 사면이 토성으로 둘러싸이고 하늘이 갑자기 끊겨 곳곳에 바위가 있는데, 바위 모서리가 모두 일어나 서 있어서 어찌 보면 병풍을 둘러친 것 같고 어찌 보면 책상 같고 붓꽂이 같고 도검 같았다. 여기 저기 동굴이 뚫리고 움푹 파여져 있는 것 또한 기이한 볼거리였다. 저녁에 담담정(澹澹亭)에 올라갔는데 정자는 절벽 위에 있고 절벽 아래는 큰 강으로 둘러싸였다. 강 밖에는 큰 들이 있고 들 밖에는 먼 산들이 손을 잡고 늘어서 있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

우리 옛 그림 2021.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