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 무지 무능 무례 윤무당 4

강산무진도 속의 사람 사는 모습 2

는 이인문 자신의 ‘전 생애에 걸친 조형적 사고와 역량이 잘 드러난 대작’이라는 평도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위대한 자연과 그 안에서 다양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을 소재로 탄탄한 구성과 다양한 화법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이인문 부분 6/14] 배에서 짐을 내려 나귀에 짐을 싣고 마을로 들어가는 짐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마을에서는 이들을 마중을 나온 인물들의 모습도 보여진다.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1]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2]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3]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4] 산 속의 좁고 비탈진 길을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더라도 그 험준한 산 고개 너머에도 또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야말로 인간도처유청산(人間..

우리 옛 그림 2022.02.27

호계에서 세 사람이 웃다.

東林送客處 동림사에서 손님 배웅하는 곳에 月出白猿啼 달뜨고 흰 원숭이 우는데 笑別廬山遠 웃으며 헤어지는 여산의 혜원 스님은 何須過虎溪 어찌 호계를 건너는가! 이 시는 당나라 때 시선(詩仙)으로 불리던 이백(李白)의 란 시이다. 이백은 자가 태백(太白)이고 우리에겐 이태백이란 이름이 더 친숙한 인물이다. 이태백이 지은 시는 고사(古事)를 소재로 한 것이다. 육조시대 동진(東晋)에 중국 정토교(淨土敎)의 개조(開祖)로 알려진 혜원(慧遠)이라는 고승(高僧)이 있었다. 유학을 배우고 도교에도 심취했었으나 21살 때에 도안(道安)에게서 반야경(般若經) 강의를 듣고 동생 혜지(慧持)와 함께 출가하여 그의 제자가 되었다. 혜원은 33살이 되는 386년부터 중국 강서성(江西省)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라는 절에서..

우리 옛 그림 2022.02.22

정도전 19 - 불씨잡변 유석동이지변

유가와 불가의 같고 다름의 변[儒釋同異之辨] 선유(先儒)가 이르기를, “유가(儒家)와 석씨(釋氏)의 도(道)는 문자의 구절(句節) 구절은 같으나 일[事]의 내용은 다르다.” 하였다. 이제 또 이로써 널리 미루어 보면, 우리(유가(儒家))가 허(虛)라고 하고, 저들(불가(佛家))도 허라 하고, 우리가 적(寂)이라 하고 저들도 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허(虛)는 허하되 있는 것이요, 저들의 허는 허하여 없는 것이며, 우리의 적(寂)은 적하되 느끼는 것이요, 저들의 적은 적하여 그만 끝나는 것이다. 우리는 지(知)와 행(行)을 말하고, 저들은 오(悟)와 수(修)를 말한다. 우리의 지는 만물의 이치가 내 마음에 갖추어 있음을 아는 것이요, 저들의 오(悟)는 이 마음이 본래 텅 비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는 ..

우리 선조들 2022.02.21

지록위마의 세상

“진정한 친구는, 친구가 빨간색을 보고 까만색이라 해도 같이 까맣다고 해주는 거다.” 돈 꽤나 있다고 거드럭대던 친구가 수십 년 전 술자리에서 했던 말이다. 평생 들은 말 중에 가장 어이없었던 말 중의 하나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양아치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양아치 노릇을 하고 살면서도 생각과 말이 의외로 반듯한 양아치들도 많이 봤다. 하지만 그 친구는 뼛속까지 양아치였다. 나는 양아치의 진정한 친구가 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이후 우리는 서로 친구가 아니었다. 진나라의 환관 조고는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했다. 지금도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만이 상식과 공정이라고 떠드는 인간이 있다. 친구간의 의리라는 개념을 왜곡하고 사슴을 보고 말이라 칭하며 진실을 가리는 행위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우리가 남..

백가쟁명 202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