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정 4

심사정의 전이모사 3

심사정은 송나라 화가들을 거쳐 소위 원말(元末) 4대가로 불리는 예찬, 오진(吳鎭), 황공망(黃公望), 왕몽(王蒙) 등의 그림도 따라 그렸다. 원말 4대가는 나이로 보면 황공망(黃公望, 1269 ~ 1354), 오진(吳鎭, 1280 ~ 1354), 예찬(倪瓚, 1301 ~ 1374), 왕몽(王蒙, 1308 ~ 1385)의 순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찬 대신에 조맹부(趙孟頫, 1254 ~ 1322)를 넣기도 한다. 자구(子久)는 황공망(黃公望)의 자이다. 원래 이름은 육견(陸堅)이었으나 황씨(黃氏) 성을 가진 사람의 양자로 들어가 성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황공망은 조맹부(趙孟頫)의 영향을 받아 50세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원(董源)과 거연(巨然)의 화법(畵法)..

우리 옛 그림 2022.03.14

심사정의 전이모사 1

심사정(1707 ~ 1769)은 겸재 정선(1676 ~ 1759)보다 약 30년 뒤의 화가다. 그가 활동하던 때 조선에서는 정선에 의해 주도된 소위 진경산수화가 한창 각광받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심사정은 그런 시류와는 상관없이 중국의 전통 화법을 연구하는데 전념했다. 조선의 산수화는 전통적으로 중국의 정형화된 산수화 기법을 이해하고 모방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유지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심사정의 선택은 당연한 순서였는지도 모른다. 6세기경 중국 육조시대 남제(南齊)의 화가이자 화론가였던 사혁(謝赫)은 ≪고화품록(古畫品錄)≫에서 회화에서 중요시되어야 하는 육법(六法)을 제시한 바가 있다. 그 육법의 하나인 ‘전이모사(轉移模寫)’는 앞선 화가들의 그림을 모방하여 그리면서 그 기법을 체득하는 것을 말한다. 그림..

우리 옛 그림 2022.03.09

심사정 강상야박도(江上夜泊圖)

‘봄비’라고 하면 무언가 낭만적인 생각이 먼저 떠오르지만, 농사짓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단비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듯하다. 불과 얼마전만해도 봄에 가뭄이 들면 그해 농사 걱정을 하는 뉴스들로 떠들썩하곤 했었다. 이제 그런 걱정이 없어진 것인지 아니면 그런 소식이 더 이상 뉴스의 가치가 없어진 것인지, 근래에 들어서는 봄 가뭄이 들어도 걱정하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관개시설이 미비해 하늘만 쳐다보던 그 옛날은 어떠했을까? 시성(詩聖)이라 불렸던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두보(杜甫)가 지은 시 가운데 라는 오언율시가 있다. ‘봄밤에 내린 기쁜 비’라는 뜻이다. 好雨知時節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 봄이 되니 이내 내리네. 隨風潛入夜 바람 따라 몰래 밤에 찾아 들어와 潤物細無聲 만물을 적시네, 가만..

우리 옛 그림 2021.03.20

문인화 6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맹호연(689 ~ 740)이 눈으로 덮인 산에 매화를 찾아 나섰다는 옛이야기를 그린 것을 ‘파교심매도(灞橋尋梅圖)’ 또는 ‘탐매도(探梅圖) ‘라고 부른다. 찾을 심(尋), 찾을 탐(探)으로 같은 뜻이다. 맹호연은 도연명(陶淵明, 365~427)을 존경하여 깊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평생 유량과 은둔생활을 하며 술과 가야금을 벗 삼아 자연의 한적한 정취를 사랑한 작품을 남겼다. 그가 이른 봄 매화를 찾아 당나귀를 타고 장안에서 파교를 건너 눈 덮인 산으로 길을 떠났다는 고사(古事)로 인하여 탈속하고 고아한 선비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파교심매(灞橋尋梅), 설중탐매(雪中探梅)의 모습으로 그림에 등장한다. 이들 그림에는 눈이 가득 쌓인 적막한 산골에 핀 매화와, 나귀를 타고 다리를 ..

우리 옛 그림 201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