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들

좋은 글 유감

從心所欲 2019. 8. 2. 08:19

 

좋은 글, 좋은 말이라며 이사람 저사람 수도 없이 보낸다. 어디 좋은 글, 좋은 말 만들어내는 공장이라도 있는지 형형색색의 글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럼에도 그 글들에는 삶이 바탕이 된 지혜나 통찰력은 찾기 힘들다. 단지 심금을 울리려 작정한 노력의 흔적만 도드라져 보인다. 쓰는 사람은 어떤 목적이 있어 그렇다 치자. 그런 글을 받아 남에게 전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일까? 궁금하다. 그런 글들을 보고 단 10분이라도 글에 대하여 생각하거나 글의 내용을 마음에 담았다가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지.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는 것은 덕을 버리는 것이다.(道廳而塗說 德之棄也)”

「논어(論語)」<양화(陽貨)>편에 있는 공자 말씀이다.

어쩌다 들은 좋은 말을 마음에 간직하여 자신을 수양하는 밑거름으로 삼지 않고, 바로 다른 사람에게 말해버리는 것은 스스로 덕을 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뜻이다.

「순자(荀子)」에도 이런 말씀이 있다.

“소인배의 학문은 귀로 들어가 바로 입으로 흘러나오고(口耳之學) 마음속에 새겨 두려 하지 않는다. 귀와 입 사이는 불과 네 치에 불과한데(口耳四寸), 이처럼 짧은 거리를 지날 뿐이라면 어찌 일곱 자(七尺) 몸을 닦을 수 있겠는가.”

 

진실로 좋은 말은 아주 작은 일이라도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의 말이다. 말은 참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혹시라도 좋은 글, 좋은 말을 만나게 되면 남에게 전할 생각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삶이 더 풍성해지도록 자기 것으로 만드는 노력부터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이 실천 못할 말들은 남에게 전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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