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에 목숨을 걸고 시골에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땅을 찾아 헤맬 이유는 없다. 오히려 땅에서 해방되면 훨씬 즐겁고도 여유로운 시골생활을 즐길 수 있다. 자연이 좋아서 내려오는 경우라도 시골은 어느 곳에서나 5분만 차로 나가면 모두 자연이다. 굳이 자연 찾아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글 쓰는 사람은 읍내 주변의 빌라에 세를 얻어 자리를 잡았다. 시장과 마트가 있는 읍내까지는 걸어서 10분, 차로 2 ~ 3분 거리로 가깝지만 읍내의 번잡함은 전혀 없다.
지금 지내는 곳은 창밖 풍경이 좋다.
비록 앞의 전신주와 전선이 시야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런 것쯤은 마음에서 지워버리면 된다. 침대에 누워서도 산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 집안에서도 산 아래 냇물에 떠다니는 오리 무리를 보고 백로 수십 마리가 먹이 찾아 날아오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창을 통해서도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의 모습을 즐기고도 남는다.
처음에는 이곳에 1년 정도 지내면서 땅을 구해 옮길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그런 생각이 점차 사라지더니 이제는 땅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져 버렸다. 지금 상태만으로도 시골에 내려온 목적을 충분히 이뤘기 때문이다.
시골 농가에 사는 주거의 불편함도 없고, 지역민과 부딪혀 마음고생 할 일도 없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자연은 가까이에 있다. 매일이 그토록 원하던 슬로우 라이프다.
이런 삶의 또 하나의 장점은 몸이 가볍다는 것이다. 이곳이 싫증나면 언제든 또 새로운 곳을 찾아 옮기면 된다.
바닷가에서 2년을 산 후 그렇게 옮겨왔다.
물론 이사라는 번거로움이 있다. 비용도 든다. 하지만 그것 또한 자신의 삶을 위한 투자이다.
불평하는 대신 움직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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