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추사 김정희 11 - 영자팔법(永字八法)

從心所欲 2017. 11. 22. 13:26

 

앞 글에 유홍준 박사가 추사체 특징 한 가지를 영자팔법(永字八法)을 들어 설명하였는데

영자팔법의 내용을 간략하게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영자팔법이란 중국의 서법을 '永'자의 여덟 필획으로 설명한 기법이다.

후한(後漢)의 채옹1(邕 : 132 ~ 192)이 숭산(嵩山)의 석실(石室)에서 글을 배울 때 신수(神授)2 받았다고 하는데, 당나라 장희관의 『옥당금경(玉堂禁經)』과 임은의 『발등서(墢鐙序)』에도 이 내용이 보인다.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예서에서 시작하여 후한의 최원과 장지, 3국시대 위(魏)의 종요,  동진의 왕희지가이어받은 다음 수(隨)의 지영이 취지를 명백히 하고 당나라 초의 우세남에 이르러서는 세상에 널리퍼졌다 한다. 해서(楷書)의 전형적인 체로서, 모든 글씨의 서법은 '永'자 한 자 속에 포함되었다 하여'永'자로써 운필의 8법을 설명한다.

 

 

① 측(側) : 길, 옆, 가  - '기운점'은 가로 획을 우하로 기울인 듯 쓴 뒤, 붓을 거두어 가운데로 들어간 다음봉을 '늑'으로 이동한다.

② 늑(勒) : 굴레 - '가로 긋는 획'은 역입(逆入)으로 들어가 위로 굽은 듯이 쓰되, 자로 그은 것처럼 반듯하면안 된다.

③ 노(弩) : 쇠뇌 - '내려 긋는 획'도 내려 그은 듯이 반듯하게 내려 긋지 않도록 한다.

④ 적(趯) : 뛰다, 놀라다 - '갈고리'획은 좌로 치쳐내기 전에 한 번 더 붓을 눌렀다가 왼쪽으로 치친다.이때 쥐꼬리 모양의 맥 빠진 획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⑤ 책(策) : 채찍 - '치침'은 붓을 위로 들어올려 중봉으로 한 다음 치켜 올린다.

⑥ 략(掠) : 스쳐지나가다 - '삐치는 획'은 맨 마자막 뾰족한 부분이 쥐꼬리처럼 되지 않도록 한다.

⑦ 탁(啄) : 쪼다 - '쪼는 획'은 마치 새가 모이를 쪼듯 날카롭고 강하게 한다.

⑧ 책(磔) : 찢다, 가르다 - '찢는 획'은 긋고자 하는 방향에 직각이 되도록 낙필(落筆)한 다음, 우하로 붓을 점점눌러 굵게 한 뒤 붓을 서서히 들어 빼되 맥이 빠지지 않도록 한다.

 

영자팔법은 당(唐)시대에 해서의 전형이 확립된 것에 곁들여 이것을 습득하면 모든 문자에 응용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용필법은 초학자에게나 해당하는 것으로 그다지 가치있는 기법이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1820년 추사 나이 35세가 되는 해에, 추사는 소실에게서 난 서자 상우(商佑)를 위하여 『동몽선습(童蒙先習)』을직접 필사하여 책으로 제본을 하였는데, 이 『童蒙先習』은 추사의 30대 중반 글씨의 한 기준작이 될 만한 것으로 이전의 글씨에 비하여 점점 세련미를 더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童蒙先習』끝에는 추사가 이 글을 쓴 소감을 피력해놓은 능숙한 행서체의 발문이 있는데,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추사의 유려하면서도 강약의 리듬을 주는 특유의 필획이 잘 살아나 있다.

 

[추사  『童蒙先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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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출판 학고재에서 2002년 출간한 유홍준著 『완당평전』을 발췌, 요약하면서 

다른 자료를 참조하여 임의 가필, 재구성한 것입니다.

  1. 동한(東漢:後漢)시대의 문학가이며 동시에 서예가였다. 경학과 사학, 음률과 천문에 통달하였으며 문장도 잘 지었다. 전서와 예서를 잘 썼으며 그 중에서도 예서로 이름이 높았다. 글씨는 결구가 엄정하고 점과 획이 서로 조화되면서 다양한 형세를 나타내었다고 평가 받는다. [본문으로]
  2. 신이 내려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