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목민심서 61 - 책임을 따질 때는 자신에게는 엄하고 남에게는 가볍게 하라.

從心所欲 2021. 7. 22. 17:58

[전 김홍도(傳 金弘道) <누숙경직도(樓璹耕織圖)> 中 교견(暠繭 : 고치저장), 33.6 x 25.7cm, 국립중앙박물관 ㅣ 〈누숙경직도(樓璹耕織圖)>는 송나라의 누숙(樓璹)이 빈풍칠월도(豳風七月圖)를 참고하여 농업과 잠업의 일을 순서에 따라 묘사하여 황제에게 바친 것에서 유래되었다. 조선에는 연산군 4년인 1498년에 조선에 처음으로 전래되었다 하며, 청나라 때의 〈패문재경직도(佩文齊耕織圖)〉와 함께 왕에게 올리는 감계화(鑑戒畵)로 제작되었다.]

 

 

● 율기(律己) 제2조 청심(淸心) 16

청렴한 자는 은혜롭게 용서하는 일이 적으니 사람들은 이를 병통으로 여긴다. 스스로 자신을 책망하는 데 무겁고, 남을 책(責)하는 데는 가볍게 해야 옳다. 청탁이 행해지지 않아야만 청렴하다 할 수 있다.

(廉者寡恩 人則病之 躬自厚而薄責於人 斯可矣 干囑不行焉 可謂廉矣)

 

이노(吏奴)의 무리들은 배우지 못하고 아는 것이 없어서 오직 인욕(人慾)만 있고 천리(天理)는 모른다. 자신이 바야흐로 청렴하려고 애쓰는데 어찌 남을 책하랴. 자신은 예(禮)로써 가다듬고 남에게는 보통 사람으로 기대하는 것이 원망을 사지 않는 길이다. 규정 외에 백성을 침학(侵虐)하는 것은 법으로 엄금해야 하며, 잘못 전해오는 것을 그대로 따라 일정한 봉록(俸祿)으로 알고 있는 것은 다소 너그럽게 보아 주는 것이 좋다. - 색락미(色落米)ㆍ부표채(付標債)와 같은 것이다. -

▶색락미(色落米) : 세곡(稅穀)이나 환곡(還穀)을 받을 때에 간색(看色)이나 마질에서 축나는 것을 채우기 위하여 가외로 더 받는 쌀. 간색은 물품의 좋고 나쁨을 가리기 위하여 견본으로 그 일부를 보는 일이고, 마질은 곡식이나 가루 따위를 말로 되어 헤아리는 일을 가리킨다.
▶부표채(付標債) : 군역자의 사망신고서를 받아 군적에 표시하는 대가로 부당하게 징수하는 재물.

 

조극선(趙克善)이 수령으로 있을 때에 소리(小吏)가 관(官)의 매[鷹]를 잃어버리고 다른 매 한 마리를 사서 바치니, 공이,

“매가 제 스스로 날아갔을 뿐이니 네게 무슨 죄가 있느냐.”

하고 그것을 물리치고 따지지 않았다.

▶조극선(趙克善) : 조선 문신(1595 ~ 1658), 저서로 「야곡집(冶谷集)」과 「야곡삼관기(冶谷三官記)」가 있다.
▶소리(小吏) : 아전(衙前)

 

《상산록(象山錄)》에 이렇게 적었다.

“매양 보면 속된 수령들은 궁한 친구나 가난한 친족들을 만나면, 자기의 봉록에서 떼어 도와주려 하지 않고 별도로 그 사람에게 일거리 하나를 만들게 하여 그 청탁을 들어주니, 이것은 백성들의 재물을 약탈하여 자기 친족을 구하는 것이다. 비록 돌아갈 때의 행장이 얼마 안 되어 칭송하는 소리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번역문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이정섭 역, 1986), 다산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