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율기(律己) 제2조 청심(淸心) 17
청렴하다는 명성이 사방에 퍼져서 좋은 소문이 날로 드러나면 또한 인생의 지극한 영화이다.
(淸聲四達 令聞日彰 亦人世之至榮也)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령이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고, '청렴한 마음가짐'을 뜻하는 청심(淸心)은 그 가운데 2번째이다.
고려 윤선좌(尹宣佐)가 충숙왕(忠肅王) 때에 한양 부윤(漢陽府尹)이 되었다. 얼마 후에 왕과 공주(公主)가 용산(龍山)에 갔는데, 왕이 좌우를 보고 이르기를,
“윤윤(尹尹)은 청렴하고 검소해서 목민관(牧民官)을 삼았으니 너희들은 조심하여 그를 괴롭히거나 번거롭게 하지 말라.” 하였다. 후에 왕이 친히 수령을 발탁하다가 계림 부윤(鷄林府尹)을 뽑는데 이르러 붓을 놓고 생각하다가는 말하기를,
“조신(朝臣)이 조정에 가득하지만 윤윤(尹尹) 같은 사람은 없다.”
하고 곧 그를 임명하였다.
▶공주(公主) : 여기서 말하는 공주는 충숙왕의 비(妃)인 금동공주(金童公主)를 말한다. 금동공주는 원(元)나라 위왕(魏王) 아목가(阿木哥)의 딸. 조국장공주(曹國長公主)에 봉해졌다. |
고려 전녹생(田祿生)이 경주 판관(慶州判官)이 되어 정사를 청백하게 하였다. 이제현(李齊賢)이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田郞作倅吾鷄林 전랑(田郞)이 우리 계림의 판관 되니
父老至今懷淸德 부로들 지금도 맑은 덕 사모하네.
▶전녹생(田祿生) : 고려 문신(1318 ~ 1375). 호는 야은(壄隱). ▶이제현(李齊賢) : 고려 문신(1287 ~ 1367). 호는 익재(益齋). |
완선군(完善君) 이의전(李義傳)이 양근 군수(楊根郡守)가 되었는데, 창석(蒼石) 이준(李埈)이 일찍이 그 군을 지나면서 감탄하기를,
“맑은 기운이 사람에게 스며든다.” 하였다.
▶이의전(李義傳) : 조선 문신(1568 ~ 1647). 영의정 이원익(李元翼)의 아들로 4현(縣)ㆍ5군(郡)ㆍ2부(府)를 다스리는 동안 가는 곳마다 치적이 있었다. ▶이준(李埈) : 조선 문신(1560 ~ 1635). |
이목(李楘) - 호는 송교(松郊) - 이 서천 군수(舒川郡守)로 있었는데, 감사 이안눌(李安訥)이 그의 고과(考課)에 쓰기를,
“맑기는 옥항아리 같고 은혜롭기는 봄바람 같다.[淸如玉壺 惠似春風]” 하였다.
▶이목(李楘) : 조선 문신(1572 ~ 1646). |
채번옹(蔡樊翁)이 이천 부사(伊川府使)가 되어 정사가 청렴함과 간소함을 숭상하였다. 감사가 그의 고과에 쓰기를,
“어떤 덕정(德政)을 행하였기에 이천(伊川) 물이 맑게 되었는가.[行何德政 伊水爲淸]” 하였다.
이규령(李奎齡)이 수원부사(水原府使)가 되어 정사를 청렴하고 자애롭게 하였다. 송우암(宋尤菴)이 편지를 보내어 치하하기를,
“큰물이 산을 둘러쌌으니 지척에서도 남의 말을 듣지 못하지만, 어진 소문만은 귓전에 쟁쟁하다.”하였다.
이천(利川)에 옛 비(碑)가 있는데, 거기에 ‘이후 규령 통만고제일청덕 선정비(李侯奎齡通萬古第一淸德善政碑)’라 새겨 있다.
▶이규령(李奎齡) : 조선 문신(1625 ~ 1694). ▶송우암(宋尤菴) : 조선 문신(1607 ~ 1689). 이름은 시열(時烈), 호가 우암(尤菴). ▶이후 규령 통만고제일청덕 선정비(李侯奎齡通萬古第一淸德善政碑) : ‘만고를 통틀어 제일인 수령 이규령의 맑은 덕을 기리는 선정비’라는 뜻. |
번역문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이정섭 역, 1986), 다산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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