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목민심서 66 - 형제간이 임지에 오더라도 오래 묵어서는 안 된다.

從心所欲 2021. 8. 13. 17:35

[전 김홍도(傳 金弘道) <누숙경직도(樓璹耕織圖)> 中 위(緯 : 가로짜기), 33.6 x 25.7cm, 국립중앙박물관 ㅣ 〈누숙경직도(樓璹耕織圖)>는 송나라의 누숙(樓璹)이 빈풍칠월도(豳風七月圖)를 참고하여 농업과 잠업의 일을 순서에 따라 묘사하여 황제에게 바친 것에서 유래되었다. 조선에는 연산군 4년인 1498년에 조선에 처음으로 전래되었다 하며, 청나라 때의 〈패문재경직도(佩文齊耕織圖)〉와 함께 왕에게 올리는 감계화(鑑戒畵)로 제작되었다.]

 

 

● 율기(律己) 제3조 제가(齊家) 3
형제간에 서로 생각이 날 때는 가끔 왕래할 것이나 오래 묵어서는 안 된다.
(昆弟相憶 以時往來 不可以久居也)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령이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고, '가정을 바로 다스리는 것‘을 뜻하는 제가(齊家)는 그 가운데 3번째이다.

 

형제간에 우애가 돈독하더라도 부득불 잠시 헤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우는 그래도 따라갈 수 있으나 형은 더욱 안 된다.

내가 본 바로는 수령의 형이 아우를 따라가서 관사(官舍)에 있게 되면, 이노(吏奴)들이 그를 관백(官伯)이라 부르는데, 왜국의 천황(天皇)은 자리만 지키고 관백(關白)이 집권하는 것이 마치 현령(縣令)은 자리만 지키고 관백(官伯)이 일을 다 하는 것과 같으므로 이와 같이 기롱한 것이다. 착한 아우가 함께 모여 있자고 울며 애걸하더라도 형은 거절해야 한다. 만약 한번 발을 들여놓게 되면 관백의 칭호는 면할 수 없다. 고모ㆍ형수ㆍ제수ㆍ누이들 중에 가난한 과부가 있어서 따라가기를 원한다면 어찌 딱하지 않으랴. 그러나 국법이 워낙 엄하니 데리고 가서는 안 된다.

▶관백(關白) : 일본의 천황(天皇) 체제에서 실질적으로 국정을 총괄하던 막부의 우두머리.

 

 

번역문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이정섭 역, 1986), 다산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