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공(奉公) 제1조 선화(宣化) 7
내려온 조정의 법령을 백성들이 싫어하여 봉행할 수 없으면 병을 핑계하고 벼슬을 버려야 한다.
(朝令所降 民心弗悅 不可以奉行者 宜移疾去官)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1조인 선화(宣化)는 ‘임금의 교화를 편다’는 의미이다.
강잠(姜潛)이 진류지현(陳留知縣)이 되어 도임한 지 갓 수개월이 되어서 청묘령(靑苗令)이 내려왔다. 강잠은 현문(縣門)에 방을 써 붙이고, 또 향촌에 이첩(移牒)하였으나 각각 3일이 되어도 와서 보는 자가 없었다. 드디어 방을 떼어 아전에게 주면서,
“백성들이 원하지 않는다.”
하고는 즉시 병을 핑계하고 떠나버렸다.
▶강잠(姜潛) : 송(宋)나라 관리. ▶청묘령(靑苗令) : 송(宋)나라 신종 때 왕안석(王安石)이 제정한 신법(新法)으로, 봄에 상평창(常平倉)과 광혜창(廣惠倉)의 전곡을 백성들에게 빌려주고 추수 후에 반납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며, 만약 그해에 재해가 들면 기간을 연장하고 풍년을 기다려 반납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
이때에 산음지현(山陰知縣) 진순유(陳舜兪)가 글을 올려 신법(新法)을 반대하다가 남강군(南康軍) 염세(鹽稅)와 주세(酒稅)의 감관(監官)으로 좌천되었다. 이에 이르러 다시 글을 올려,
“청묘법(靑苗法)은 매우 편리한 것인데 처음에 몽매하여 알지 못했다.”
하니, 식자들은 그를 비웃었다.
번역문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이정섭 역, 1986), 다산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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