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

목민심서 107 -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임금의 명을 거역하는 것과 같다.

從心所欲 2022. 1. 25. 07:05

[경직도(耕織圖) 8폭 병풍 中 2폭, 지본채색, 국립민속박물관]

 

●봉공(奉公) 제2조 수법(守法) 1
법이란 임금의 명령이다. 법을 지키지 않음은 임금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이 된다. 신하로서 감히 그럴 수가 있겠는가.
(法者 君命也 不守法 是不遵君命者也 爲人臣者 其敢爲是乎)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2조인 수법(守法)은 ‘법을 지키는 것’이다.

 

책상 위에는 《대명률(大明律)》 한 부와 《대전통편(大典通編)》 한 부를 놓아두고, 항상 보아서 조례(條例)를 갖추 알도록 하며, 그것으로 법을 지키고, 그것으로 영을 행하고, 그것으로 송사를 결단하며, 그것으로 사무를 처리하되, 무릇 법의 조례에 금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범해서는 안 된다. 비록 읍의 전례가 되어 오래도록 내려오는 것이라 하더라도, 진실로 국법에서 뚜렷이 어긋난 것은 범해서는 안 된다.

▶《대명률(大明律)》 : 조선의 법률 제정에 큰 영향을 준 명(明)나라의 형법전(刑法典).
▶《대전통편(大典通編)》 : 《경국대전(經國大典)》ㆍ《대전속록(大典續錄)》ㆍ《대전후속록(大典後續錄)》ㆍ《수교집록(受敎輯錄)》ㆍ《속대전(續大典)》 등을 총합한 조선의 기본 법전.

 

《대전(大典)》의 원편(原編)ㆍ속편(續編)에서 통편(通編)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의 증보(增補)를 거치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빠지고 소략한 부분이 많아서, 일을 당해서 상고해 보면 빙거할 수 없는 점이 많다. 또 그 문목(門目)이 너무 간략하여 원래 자세하게 나눠지지 않았고, 목차를 더듬어서 그 내용을 찾아보면 숨은 것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 혹시 호전(戶典)에 들어갈 것이 병전(兵典)에 들어 있기도 하고, 예전(禮典)에 들어가야 할 것이 형전(刑典)에 들어가 있으니, 보는 이는 이를 불편하게 여긴다. 목민(牧民)에 뜻을 둔 자는 《대전》을 가져다가 그 요점을 추려서 유별로 나누고, 또 《만기요람(萬機要覽)》ㆍ《비국등록(備局謄錄)》ㆍ《고사신서(攷事新書)》 등의 책을 가져다가, 그 요점을 뽑아 한 편으로 편찬하여 놓고, 일에 임하여 상고하면 좋을 것이다.

▶《만기요람(萬機要覽)》 : 순조 때 이만운(李萬運)이 궁중의 식례(式例)와 모든 정무(政務)에 관한 조규(條規) 및 항례(恒例)를 재용(財用)ㆍ군정(軍政)으로 분류하여 엮은 책.
▶《비국등록(備局謄錄)》 : 조선시대 비변사(備邊司)에서 군사(軍事) 재정(財政) 등을 논의한 중요 사항을 적은 책으로,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이라고도 한다.
▶《고사신서(攷事新書)》 : 중종 때 어숙권(魚叔權)이 지은 《고사촬요(攷事撮要)》를 영조 47년인 1771년에 서명응이 개정 증보한 것으로 사대부로부터 관리 및 일반선비들에 이르기까지 항상 기억해 두어야 할 사항을 기록하였다.

 

 

번역문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이정섭 역, 1986), 다산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