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화 17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9

김홍도의 풍속화하면 과 같은 그림들이 먼저 떠오른다. 모두 《단원풍속도첩》에 실린 그림들이다. 《단원풍속도첩》에는 이외에도 , , , , , , 등 모두 25점의 그림이 실려 있다. 단원의 풍속화는 거의 대부분 이《단원풍속도첩》에 있는 그림들이 소개되기 때문에 단원의 풍속화는 이것이 전부인 것으로 오해되기 쉬우나 기실 병풍 그림으로 남긴 풍속화들이 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산수풍속도병」,「행려풍속도병」,「풍속도병」과 파리 기메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사계풍속도병」이다. 각각 8첩으로 되어있는 병풍형태의 작품들이다. 「행려풍속도병」은 1778년 김홍도가 34세 때 강희언의 집 담졸헌(澹拙軒)에서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지방의 풍속을 담았는데, 그림의 각 폭마다 표암 강세황(姜..

우리 옛 그림 2018.12.08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8

기방(妓房)은 조선 전기에는 없었다. 기방들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으나 기방이 발달한 것은 조선 후기, 특히 정조 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방 갈 때 매번 하인에게 볏가마니 등짐지고 따르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니 우선 화폐의 유통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통상 엽전(葉錢)이라고 불리는 상평통보(常平通寶)는 인조때 처음 발행됐으나 결과가 나빠 유통을 중지했다. 그러다 숙종 때인 1678년 다시 발행을 시작했다. 현대에도 신용카드가 정착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듯이 상평통보가 사회 전반에 걸쳐 화폐로 두루 통용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영조 때에 이르면 화폐의 유통이 활발해졌겠지만 한편으로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재위기간이 무려 51년 7개월이나 되었던 영조는 재위기간 중 근 50년..

우리 옛 그림 2018.12.06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6

같은 풍속화라도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은 다르다. 주제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김홍도의 풍속화는 누구라도 보면 어떤 그림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신윤복의 그림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김홍도가 직선적이라면 신윤복은 은은하다. 김홍도가 남성적이라면 신윤복은 세밀하다. 김홍도는 선이 강하고 빠른 반면 신윤복의 선은 가늘고 유연하다. 김홍도는 주제를 살리기 위해 배경을 생략하는 구성을 즐겨 썼지만, 신윤복은 오히려 세밀한 주변 배경 묘사로 주제를 부각시켰다. 되도록 채색을 절제하며 주로 엷은 갈색을 사용한 김홍도에 비해 신윤복은 부드러운 담채 바탕에 빨강, 노랑, 파랑의 산뜻하고 또렷한 원색들을 즐겨 사용했다. 지금의 눈으로 보아도 색의 사용이 세련되어 보인다. 신윤복이 이처럼 채색 감각..

우리 옛 그림 2018.12.01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5

영조 24년인 1748년. 숙종의 어진을 다시 제작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누구에게 이 일을 맡길 것인가를 두고 영조와 어진제작에 참여하는 신하들과 논의하는 중에 다시 조영석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세조어진 제작에 참여를 거부한 이후 조영석이 비록 친구가 부채 하나 그려달라고 해도 거절한다는 말을 듣고 영조는 “이번에도 어렵겠구나!”라고 했지만 어쨌든 조영석을 다시 불렀다. 이에 조영석이 또 다시 거부했다는 설도 있고, 이때는 조영석이 감동관(監董官)으로 참여했다는 주장도 있다. 왕이 이처럼 어진을 그리는 화가에까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선왕(先王)의 어진을 제작한다는 것은 자손으로써 조상을 추모하는 효(孝)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개인적 일이기기도 하지만, 제작된 어진을 진전(眞殿)에 봉안하여 조종(祖宗)이 ..

우리 옛 그림 2018.11.26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4

성협이라는 화가가 그린 또 다른 말 징 박기 그림이다. 편자를 박는 모습은 앞의 두 그림과 다르지 않은데 징을 박는 일과는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노인이 등장한다. 왼 손의 모양으로 보아 일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노인은 누구일까? 말의 주인일까? 알 수 없다. 노인은 말과 상관없는, 그냥 길 가던 사람일 수도 있다. 버둥대는 말에 매달려 징을 박고 있는 사람들의 일하는 품새를 보니 어설퍼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노인은 그간 자신이 보아왔던 말 징 박는 일에 대한 안목을 바탕으로 훈수를 한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노인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하던 일에 열중이다. 이런 상상으로 그림을 보면 그림의 제목을 이라 불러도 될 듯싶다. 기술의 발전..

우리 옛 그림 2018.11.22

풍속화가, 풍속화, 풍속 1

풍속화하면 대뜸 떠오르는 인물이 김홍도와 신윤복이다. 그만큼 두 사람의 그림이 우리에게 친숙해져 있다는 증거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주목받는 다른 풍속화가들이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풍속화 또는 풍속도는 문자 그대로 풍속을 그린 그림이다. 좁은 의미로 사용될 때에는 궁궐이 아닌 민간의 생활상을 다룬 그림으로 한정하여 사인풍속도(士人風俗圖) · 서민풍속도(庶民風俗圖)로 나눌 수 있다. 사인풍속도는 사대부의 생활상을 그린 것으로 수렵도, 계회도, 시회도, 평생도 등이 주제가 된다. 반면 서민풍속도는 일반 백성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다룬 것이다. 궁중에서도 임금이 정치의 참고 자료로 삼기 위하여 서민 풍속화를 제작하였는데, 빈풍7월도(豳風七月圖)1, 경직도(耕織圖)2 등이 그러한 예이다. 또한 여인들의 생..

우리 옛 그림 2018.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