矮國日本 小國中共 258

송홧가루 날리는 풍경

바람이 산자락을 한번 훑고 지나가는 듯 싶더니 갑자기 건너편 산골짜기에서 불이라도 난 듯 연기가 확 피어올랐다. 노란색과 초록색이 합쳐진 색깔의 연기다. 알고 보니 송홧가루가 바람에 휘날리는 광경이었다. 송홧가루는 소나무의 꽃가루이다. 소나무는 이렇게 바람을 이용하여 가루받이를 한다. 온 산이 송홧가루로 온통 뿌옇다. 그래도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소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살다 보니 만날 수 있는 진기한 풍경이었다.

삼기재(三奇齋) 최북 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중에 여러 화가의 그림을 모은 화첩이라는 뜻의 「제가화첩(諸家畵帖)」이 있다. 그러나 실제 첩에 실린 그림은 심사정의 화훼도 2점을 제외하면 모두가 최북의 그림이다. 이 화첩에 눈에 띄는 최북의 그림이 있다. 흔히 ‘일출(日出)’이라고 소개되는 그림이다. 최북이 그림에 쓴 화제는 ‘창해관일본(滄海觀日本)’이다. ‘너른 바다에서 日本을 보다’라는 뜻인데, 여기서 日本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조금 난해하다. 일본이란 나라 이름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해의 근본’이나 ‘해의 본모습’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어쩌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최북은 1747년에 일본으로의 통신사행에 동행했었다. 조선시대에는 먼 길을 떠나는 관리에게 주변 인물들..

우리 옛 그림 2021.05.20

목민심서 40 -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것도 훌륭한 일이다.

●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9 치적(治績)이 이미 이루어지고 뭇사람의 마음도 이미 즐거워하면 풍류(風流)를 꾸며서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것도 선배들의 훌륭하고 장한 일이었다. (治理旣成 衆心旣樂 風流賁飾 與民皆樂 亦前輩之盛事也)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칙궁(飭躬) :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 소동파(蘇東坡)가 여항(餘杭)을 맡아 다스릴 때에 서호(西湖)에서 놀이를 하게 되면 흔히 깃발과 수종(隨從)들을 전당문(錢..

목민심서 2021.05.19

목민심서 39 - 수령이 한가히 놀며 즐기는 것은 백성들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다.

●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8 한가히 놀면서 풍류로 세월을 보내는 일은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니, 단정하게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것만 같지 못하다. (燕游般樂 匪民攸悅 莫如端居而不動也)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칙궁(飭躬) :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 주박(朱博)이 전후 세 번이나 현령(縣令)이 되었으되, 청렴 검소하여 주색과 놀이를 즐기지 않았다. 미천하던 시절로부터 부귀한 지위에 오른 뒤에도 식사는 두 가..

목민심서 2021.05.18

삼기재(三奇齋) 최북 4

최북의 40 ~ 50대는 국내의 명승지를 찾아 여행하였던 시기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단양과 금강산을 방문했던 흔적이 그림으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최북이 진경산수화도 그렸다는 설명이 붙어 다니지만, 최북이 유람하던 중에 좋은 경치를 보고 그림을 그린 일이 있었다는 정도일 뿐이다. 로 불리는 최북의 그림은 을해(乙亥)년에 그렸다는 관지가 있어 그가 44세이던 1755년에 금강산을 방문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림에는 금강전면(金剛全面)이라고 적었다. 최북의 이 금강산 그림은 많이 옹졸해 보인다. 그림에서 금강산의 힘찬 기세가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금강산 1만2천봉을 화폭에 다 담을 생각에 지레 겁을 먹어서 그랬는지 골산을 작게 그리면서 전체적으로 구성이 엉성해지고 공간도 남아도는 느낌이다. 인상적이지..

우리 옛 그림 2021.05.17

조선의 기생 9 - 여악제도의 혁파

연산군 12년인 1506년 9월 1일, 중추부지사(中樞府知事) 박원종(朴元宗)과 이조 참판(吏曹參判)에서 갑자기 9품의 무관직인 부사용(副司勇)으로 강등된 성희안(成希顔)이 중심이 되어 반정(反正)을 일으켰다. 이들은 연산군을 폐위시키고 연산군의 이복동생인 진성대군(晉城大君)을 왕으로 추대하였는데, 그가 곧 중종이다. 멀쩡한 왕을 반역을 통하여 몰아냈으니, 반역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몰아낸 왕의 온갖 실정이 부각되어야 했다. 당연히 연산군이 운용했던 여악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고 연산군의 황음(荒淫) 무도(無道)함과 나라에 끼친 폐해가 《연산군일기》의 마지막 장과 《중종실록》첫 장에 열거되었다. 【시녀 및 공·사천(公私賤)과 양가(良家)의 딸을 널리 뽑아 들이되, 사자(使者)를 팔도에 보내어 빠짐없..

우리 옛 뿌리 2021.05.16

목민심서 38 - 술, 여색, 향락을 멀리하라.

●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7 술을 금하고 여색을 멀리하며 가무(歌舞)를 물리치며 공손하고 단엄하기를 큰 제사 받들 듯하며, 향락에 빠져 정사를 어지럽히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斷酒絶色 屛去聲樂 齊遬端嚴 如承大祭 罔敢游豫 以荒以逸)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칙궁(飭躬) :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 정선(鄭瑄)은 이렇게 말하였다. “총명에는 한도가 있고 일의 기틀은 한이 없는데, 한 사람의 정신..

목민심서 2021.05.12

삼기재(三奇齋) 최북 3

산수를 잘 그려 ‘최산수’라고도 불렸다는 최북의 산수화. 강세황이 ‘고아(古雅)하여 즐길만하다’라는 평을 했던 최북의 산수화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정작 강세황이 그런 평을 남겼다는 는 지금 삼성미술관리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외부에는 공개가 안 되었는지 자료가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최북필산수도’라는 명칭의 최북의 산수화가 있다. 박물관에서는 별 다른 설명이 없지만, 8점으로 구성된 이 소장품은 그림의 구성으로 보아 사시팔경도로 보인다. 사시팔경도는 4계절을 각기 이른 때와 늦은 때를 나누어 그리기 때문에 8경이 된다. 남종산수화풍으로 그려진 이 산수화들은 최북의 수많은 기행으로 갖게 되는 선입관과는 달리 담담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이 가득하다. 그림 아래에 붙인 각 계절의 표시는 8점..

우리 옛 그림 2021.05.11

삼기재(三奇齋) 최북 1

전하는 글들에 의해 ‘비운’ 또는 ‘기행’이라는 수식어로 묘사되는 조선 후기의 화가 호생관(毫生館) 최북. 그에 대한 글 가운데 지금 가장 널리 알려진 글들이 신광하의 와 신광수의 이다. 신광하(1729 ~ 1796)와 신광수(1712 ∼ 1775)는 서로 형제간이다. 신광수의 는 최북에게 눈 덮인 강 풍경인 를 그려달라는 내용을 담은 시로 1763년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신광하의 는 최북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로 1786년 즈음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신광수 崔北賣畵長安中 최북이 장안에서 그림을 팔고 있네. 生涯草屋四壁空 평생의 오막살이 네 벽이 텅 비었는데. 閉門終日畵山水 문을 닫고 종일토록 산수화를 그리는데 琉璃眼鏡木筆筩 유리 안경에 나무 필통이라. 朝賣一幅得朝飯 아침에 한 폭 팔아 ..

우리 옛 그림 202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