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산자락을 한번 훑고 지나가는 듯 싶더니 갑자기 건너편 산골짜기에서 불이라도 난 듯 연기가 확 피어올랐다. 노란색과 초록색이 합쳐진 색깔의 연기다. 알고 보니 송홧가루가 바람에 휘날리는 광경이었다. 송홧가루는 소나무의 꽃가루이다. 소나무는 이렇게 바람을 이용하여 가루받이를 한다. 온 산이 송홧가루로 온통 뿌옇다. 그래도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소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살다 보니 만날 수 있는 진기한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