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봅니까? 응! 8

목민심서 104 - 나라의 기일에는 공무도 중지하고 삼간다.

●봉공(奉公) 제1조 선화(宣化) 6 나라의 기일(忌日)에는 공무를 보지 않고 형벌도 집행하지 않고 음악도 베풀지 않기를 모두 법례대로 해야 한다. (國忌廢事 不用刑 不用樂 皆如法例)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1조인 선화(宣化)는 ‘임금의 교화를 편다’는 의미이다. 나라의 기일 하루 앞날에 좌재(坐齋)하고, 태형(笞刑)은 쓰되 장형(杖刑)은 쓰지 않는다. - 요즈음 풍속에는 장형(杖刑) 쓰는 것을 형(刑)을 쓴다고 한다. - 삼문(三門)을 열고 닫을 때에도 군악을 쓰지 않는다. 그 이튿날 파재(罷齋)하고서는 태형과 장형을 쓴다. ▶좌재(坐..

목민심서 2022.01.15

정도전 8 - 불씨잡변 불씨심성지변

불씨 심성의 변[佛氏心性之辨] 마음이라는 것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어 가지고 태어난 기(氣)로서, 허령(虛靈)하여 어둡지 않아, 한 몸의 주인이 되는 것이요, 성(性)이란 것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어 가지고 태어난 이(理)로서 순수(純粹)하고 지극히 착하여 한 마음에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대개 마음은 지(知)와 위(爲)가 있으나 성(性)은 지도 위도 없다. 그러므로, “마음은 능히 성(性)을 다할 수 있으나 성은 마음을 검속(檢束)할 줄을 알지 못한다.” 하고 또 말하기를, “마음은 정(情)과 성(性)을 모두 통합한 것이다.” 는 말도 있고 또 말하기를, “마음이라는 것은 신명(神明)의 집[舍]이요, 성(性)은 그 갖추어진 바의 이치[理]이다.” 라는 말도 있다. 이것으로 볼 때 마음과 성(性)의 분변(分..

우리 선조들 2022.01.07

우리에게도 명재상이 필요하다.

조선은 500년의 역사에 수많은 인물들이 오르내리지만 그럼에도 명재상(名宰相)으로 불리는 인물은 거의 없다. 세종 때의 성세를 이루는데 기여했던 황희 정도가 겨우 거론되는 정도다. 그러나 황희가 농사개량과 국방문제에 일부 공로가 있기는 하지만 그가 명재상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그의 치적(治積)때문이 아니다. “성품이 너그럽고 어질며 침착하였다. 사리가 깊고 청렴하며, 충효가 지극하였다. 학문에 힘써 높은 학덕을 쌓았다”는 등 거의 개인적 신상에 관한 내용들이다. 황희정승에 대해 전해지는 많은 일화들도 그 대부분은 그의 청빈함이나 관용,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련된 것들이다. 통상 삼국지로 불리는 소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제갈량은 다재다능함과 뛰어난 역량으로 오갈 데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처지의 유비를..

나라다운 나라 2022.01.06

유운홍 풍속도

시산(詩山) 유운홍(劉運弘)은 조선 후기의 도화서(圖畵署) 화원이다. 1797년생으로 김홍도보다는 50여년, 신윤복보다는 40년 뒤에 태어나 순조에서 헌종을 거쳐 철종 대까지 활동했던 인물이다. 20년이나 차비대령화원(差備待令畵員)으로 봉직했던 그는 산수, 인물, 화조를 비롯하여 풍속화까지 다양한 화목을 두루 다뤘다. 하지만 그의 풍속화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화풍을 따랐다는 꼬리표가 늘 붙어 다닌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이뤄내지 못하면 늘 아류 취급을 당하기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받기 힘들다. 그가 남긴 풍속화 중 그나마 널리 알려진 것이 이다. 툇마루에 모여 있는 3명의 기녀를 그린 이 그림은 배경을 상세히 그린 것이 신윤복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평이 있다. 기녀라는 주제와 ..

우리 옛 그림 2022.01.04

정도전 7 - 불씨잡변 불씨인과지변

불씨 인과의 변[佛氏因果之辨]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자네의 불씨의 윤회설에 대한 변증(辨證)은 지극하다마는, 자네의 말에, ‘사람과 만물이 모두 음양오행의 기(氣)를 얻어서 태어났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 어리석은 사람, 어진 사람, 불초(不肖)한 사람, 가난한 사람, 부유한 사람, 귀한 사람, 천한 사람, 장수(長壽)하는 사람, 요절(夭絶)하는 사람 등이 같지 않으며, 동물의 경우에는, 어떤 것은 사람에게 길들여져 실컷 부림을 받고 드디어는 죽음을 감수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그물이나 낚시나 주살[弋]의 해(害)를 면치 못하기도 하고, 크고 작고 강하고 약한 것들이 저희끼리 서로 잡아먹기도 하니, 하늘이 만물을 냄에 있어 하나 하나 부여해 준 것이 어찌 이렇게도 치우쳐 고르지 못..

우리 선조들 2022.01.02

세화 - 호랑이 그림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으로 호랑이 해, 그중에서도 ‘검은 호랑이’의 해다. 호랑이는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산을 지키고 다스리는 산군(山君)으로 여겨지던 영물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절 한 구석에는 산신각(山神閣)이 있고, 그 안에는 산신령과 함께 호랑이가 그려진 탱화가 걸려 있다. 산신각은 전통적으로 자식과 재물을 기원하는 산신 기도를 드리던 장소다. 호랑이를 그린 옛 그림은 많다. 그 가운데서도 고 오주석선생은 김홍도가 그린 ‘소나무 아래의 호랑이’ 그림을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호랑이 그림으로 꼽았다. 호랑이 특유의 민첩하면서도 유연한 생태를 그대로 살려냈으며 수천 번의 붓질을 통해 그려낸 극사실적인 호랑이의 털도 경이롭고, 화폭을 구성하는 포치(布置)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김..

우리 옛 뿌리 2022.01.01

목민심서 100 - 임금이 백성에게 내리는 말씀은 수령이 직접 백성들에게 전하라.

●봉공(奉公) 제1조 선화(宣化) 2 윤음(綸音)이 현에 도착하면 백성들을 모아 놓고 친히 선유(宣諭)하여 국가의 은덕을 알게 하여야 한다. (綸音到縣 宜聚集黎民 親口宣諭 俾知德意)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1조인 선화(宣化)는 ‘임금의 교화를 편다’는 의미이다. ▶윤음(綸音) : 임금이 백성에게 내리는 말씀. ▶선유(宣諭) : 임금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널리 공포함. 《후한서(後漢書)》 〈순리열전(循吏列傳)〉 서문에 이렇게 말하였다. “광무제(光武帝)는 민간에서 생장하였으므로, 백성들의 실정과 허위를 잘 알았다. 조서(詔書)를 손수 써서 ..

목민심서 2021.12.31

조선시대의 신고식

중종 36년인 1541년 12월, 사헌부에서 왕에게 이런 상소를 올렸다. "급제(及第)하여 출신(出身)하는 것은 곧 선비가 벼슬길에 들어가는 처음이므로 마땅히 예모(禮貌)를 삼가고 기개(氣槪)를 양성하여 임용(任用)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체 신래(新來)라 이름하여 멋대로 침학(侵虐)하기를,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온 낯에 오물을 칠하며, 잔치를 차리도록 독촉하여 먹고 마시기를 거리낌 없이 하되, 조금이라도 뜻에 맞지 않으면 그의 몸을 곤욕(困辱)하는 등 갖가지 추태를 부리고, 아랫사람들을 매질하는데 그 맷독[楚毒]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신래인 사람들이 밤낮으로 뛰어다니며 지공에 대응하기에 바쁘며, 비천(卑賤)하고 오욕(汚辱)스러워 모두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수치스러운 일들..

우리 옛 뿌리 2021.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