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검새공화국 16

정도전 17 - 불씨잡변 불씨걸식지변

불씨 걸식의 변[佛氏乞食之辨] 사람에게 있어서 먹는다는 것은 큰 일이다. 하루도 먹지 않을 수 없는가 하면, 그렇다고 해서 하루도 구차하게 먹을 수는 없는 것이다. 먹지 않으면 목숨을 해칠 것이요, 구차스럽게 먹으면 의리를 해칠 것이다. 그러므로 홍범(洪範)의 팔정(八政)에 식(食)과 화(貨)를 앞에 두었고, 백성에게 오교(五敎)를 중하게 하되, 식을 처음에 두었으며, 자공(子貢)이 정사[政]에 관하여 물으니 공자(孔子)도 대답하기를, “먹을 것부터 족(足)하게 하라.” 하였다. ▶홍범(洪範) : 홍(洪)은 크다, 범(範)은 법(法)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큰 규범(規範)’. ▶팔정(八政) : 나라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여덟 가지 정사(政事). 즉 식ㆍ화(食貸 : 민생(民生)문제)ㆍ사(祀 : 제사)ㆍ사공(..

우리 선조들 2022.02.11

목민심서 111 - 해가 없는 법은 고치지 말고 사리에 맞는 관례는 버리지 말라.

●봉공(奉公) 제2조 수법(守法) 4 해가 없는 법은 지키어 변경하지 말고, 사리에 맞는 관례는 따라서 없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法之無害者 守而無變 例之合理者 遵而勿失)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2조인 수법(守法)은 ‘법을 지키는 것’이다. 정자(程子)는 말하기를, “지금 시대에 살면서 지금의 법령을 지키지 않는 것은 의리가 아니다. 만약 정치를 논하자면 모름지기 지금의 법도 안에서 선처해야 의리에 알맞게 될 것이다. 만약 그것을 고친 후에 행한다면 무슨 의리가 있겠는가.” 하였다. - 《근사록(近思錄)》에 나온다. - ▶정자(程子)..

목민심서 2022.02.09

심사정필산수도

조선시대에 이름을 얻었던 화가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양반 신분으로 취미삼아 그린을 그림 이들과 전문 화원이다. 공재 윤두서와 관아재 조영석이 전자에 속하고 정선, 김홍도, 신윤복은 모두 전문 화원들이다. 그런데 이런 부류에서 벗어나 양반 신분이면서도 그림을 천직처럼 여기며 살아가야했던 인물이 있었다. 현재 심사정(沈師正, 1707 ~ 1769)이다. 심사정의 증조부는 영의정을 지냈고 그 증조부의 형은 효종의 사위였으니 증조부대에만 해도 심사정의 집안은 명문 사대부 가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할아버지 심익창(沈益昌)이 경종 때에 훗날 영조가 되는 연잉군 시해를 도모한 배후 인물로 지목되어 사사되면서 심사정의 집안은 몰락하였다. 심사정은 태어나면서부터 역적 집안의 자손이라는 굴레를 지고 살아야 ..

우리 옛 그림 2022.02.08

정도전 16 - 불씨잡변 불씨화복지변

불씨 화복의 변[佛氏禍福之辨] 하늘의 도(道)는 선한 이에게 복을 주고 악한 이에게 화를 주며, 사람의 도는 선한 이에게 상을 주고 악한 이에게 벌을 주나니, 대개 사람에게는 마음가짐에 사특함과 바름이 있고, 행동함에 옳고 그름이 있어서, 화와 복이 각각 그 유(類)에 따라 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경(詩經)》에, “복을 구하되 사(邪)되게 하지 않는다.” 하였으며 공자(孔子)는, “하늘에 죄를 받으면 빌 곳이 없다.” 하였으니, 대개 군자는 화복에 대하여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하고 자기 몸을 닦을 뿐이지만, 복은 구태여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르고, 화는 구태여 피하지 않아도 저절로 멀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군자는 종신토록 할 근심은 있어도 하루 아침의 근심은 없다.” 하나니, 밖으로부..

우리 선조들 2022.02.07

목민심서 110 - 윗사람이 독촉하더라도 받아들이지 못할 일이 있다.

●봉공(奉公) 제2조 수법(守法) 4 이익에 유혹되지 않고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법을 지키는 도리이다. 비록 상사가 독촉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음이 있어야 한다. (不爲利誘 不爲威屈 守之道也 雖上司督之 有所不受)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2조인 수법(守法)은 ‘법을 지키는 것’이다. 이명준(李命俊)이 고산 찰방(高山察訪)이 되었는데, 그 역(驛)이 북관(北關)의 요도(要道)에 놓여 있었다. 역마를 타는 자들이 흔히 법의 한계를 넘어서 지나치게 요구하는 수가 많으므로 역졸(驛卒)들이 명령을 견디어낼 수가 없었다. 그는 법대로 집행하면서 ..

목민심서 2022.02.06

낮잠

따스한 봄볕에 취한 것일까? 힘든 고행 길의 여독 탓일까? 웅크려 앉아 두 무릎위에 머리를 올린 모습이 남 보기에는 불편한 듯 보여도 정작 스님은 달고도 깊은 잠에 빠져있을 듯하다. 수행하는 스님이니 속세의 중생들과는 다른 뭔가 더 철학적인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구운몽(九雲夢)의 주인공 성진(性眞)이나 환단지몽(邯鄲之夢)의 노생(盧生)과 여동빈처럼 인생의 부귀영화가 한낱 허황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는 커다란 깨달음을 얻는 중일까? 어릴 때와 군복무 시절에 햇볕에 데워진 따뜻한 담벼락에 기대어 있다가 저도 모르게 들던 잠은 꿀맛이었다. 밖에 칼바람이 부는 겨울날에 장작불 지핀 뜨끈한 온돌방에 누워 등을 지지며 자는 잠은 몸을 개운하게 만들고, 더운 여름날 솔솔 부는 바람맞으며 평상에서 자는 잠은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