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다운 나라 31

인두겁을 쓰고...

연암 박지원(朴趾源)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善)이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원래 자기 몸에 갖추고 있는 이치거늘 신명(神明)이 굽어본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행하는 선에 따라 일일이 복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왜 그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므로 딱히 훌륭하다 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악(惡)은 단 한 가지라도 행하면 반드시 재앙이 따른다. 이는 어째서일까? 마땅히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이므로 미워하고 노여워할 만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선을 행하여 복을 받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오직 악을 제거하여 죄를 면할 방도를 생각함이 옳다.” 명심보감에도 이런 말이 있다. “동악성제(東岳聖帝) 수훈에 말하기를, 하루 착한 일을 행하여도 복은 바로 이르지 않지만 화(禍)는 스스로 멀어지며..

나라다운 나라 2019.08.23

견리사의(見利思義)와 망의(忘義)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규제 방침 발표는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이자 미래의 전략 먹거리인 반도체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줌으로써 한국 경제를 어렵게 만들어 한국이 다시는 일본에 까불지 못하도록 군기를 잡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쯤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초기에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의 ‘한국 때리기’ 정도로 해석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일본이 작심을 하고 “한국 죽이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점차 명백해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경제 전쟁‘ 이라는 것이다. ’기해왜란‘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는 말에 치밀한 준비를 통해 IMF 때 일본 자금을 가차 없이 회수하고 1965년 체결..

나라다운 나라 2019.07.20

조선(朝鮮)과 이조(李朝)

민족지(民族紙)라는 가면을 쓰고 곡필아세(曲筆阿世)를 일삼다가 그 정체가 드러나자 다시 또 조작과 선동을 무기삼아 부역언론으로 변신하더니 그 또한 마땅치 않은 세상이 오자 나라가 망해도 자신들은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오기로 ‘아무 말’이나 기사라고 쏟아내고 있는, 이름부터 일제의 잔재가 느껴지는 어느 일보의 주간지가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다. “독도함을 망한 나라의 함정으로 만들다니…” 내용인즉, 10월 11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관함식(관함식)에서 좌승함인 독도함에 현재의 태극기가 아닌 옛 대한제국의 태극기1를 게양함으로써 독도함을 망한 나라의 함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 1919년 설립한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은 일제에 병합된 조..

나라다운 나라 2018.10.23

한 때는 부러웠던 대통령 - 호세 무히카

연설문보다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의 삶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우루과이라는 나라의, 이름도 생소한 호세 무히카 대통령. 그런 그가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아마도 호세 무히카가 하원의원이던 시절 6개월 동안 작가와 인터뷰한 대담집이 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면서, 출판사가 배포한 책 홍보 기사가 여러 언론 매체에 의해 재생산되었던 덕분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재임 기간 소탈한 서민행보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궁을 노숙인들에게 내주고 부인 명의 농장에서 생활한 것은 물론 재임 기간의 월급(약 1,600만원) 중 90%를 사회단체에 기부했으며 그의 재산 목록에는 농장과 1987년제 폭스바겐 비틀(Beetle) 한 대, 트랙터 2대 등만이 등록..

나라다운 나라 2018.05.06

정의로운 나라

촛불이 이겼다. 숨어서 무슨 짓을 하는지 몰랐던 박근혜가 국민 앞에 불려나왔고 쓰레기더미에 파묻힌 나라를 구하자는 국민의 열망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은 하루 빨리 상식이 일상이 되는 나라에서 살고 싶고 정의로운 나라가 바로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지난 정권이 국민을 기만한 범죄들에 대한 수사 소식이 오늘도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소식을 보면서도 나는 내심 조마조마하다. 국민들은 안다. 지금 거론되는 지난 정권의 죄악들이 실상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혹시라도 더 크고 더 많은 범죄들이 여기에 묻혀 그냥 지나가고 나면 그 범죄자들이 다시 버젓이 활개 치는 세상이 될까봐 나는 두렵다. 지금까지 밝혀진 죄에 대해서도 걸맞지 않은 형량으로 저들이 제대로 된 죗값도 치루지 않은 채 면죄부..

나라다운 나라 201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