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하면 자신들이 흥할 줄 아는 토왜언론 28

조중동은 왜 이 정권을 그렇게 까댈까?

과거 언론과 정부는 밀월기간이라는 암묵적 관행이 있었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 대략 6개월 정도는 여간해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싣지 않는다는 불문율 같은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출발 때부터 두들겨 맞았고, 아직도 매일같이 맞고 있다. 물론 그 타격감이 예전 같지는 않다. 조중동은 왜 이 정부를 패는 일에 선봉장이 되었을까? 많은 사람들은 그저 조중동이 보수로 가장한 수구세력 또는 친일세력이라 서로 가치관이 안 맞아 싫어하는 것으로 오해를 한다. 그러나 조중동은 원래 특별한 가치관이 있었던 신문들이 아니다. 조중동이 한 때는 자신들 입으로 정론지(正論紙)임을 주장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조중동을 비롯한 이 나라의 대다수 언론들은 늘 권력에 유착하면서 권력의 편에 서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왔던..

백가쟁명 2021.07.15

허균 9 - 소인론(小人論)

소인론(小人論)은 성소부부고 제11권 문부(文部)의 일곱 번째 논(論)이다. 요즈음 나라에는 소인(小人)도 없으니 또한 군자(君子)도 없다. 소인이 없다면 나라의 다행이지만 만약 군자가 없다면 어떻게 나라일 수 있겠는가?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군자가 없기 때문에 역시 소인도 없는 것이다. 만약 나라에 군자가 있다면 소인들이 그들의 형적(形迹)을 감히 숨기지 못한다. 대저 군자와 소인은 음(陰)과 양(陽), 낮과 밤 같아서 음(陰)이 있으면 반드시 양(陽)이 있고 낮이 있으면 반드시 밤이 있으니, 군자가 있다면 반드시 소인도 있다. 요순(堯舜) 때에도 역시 그랬는데 하물며 뒷세상에서랴. 대개 군자라면 바르고 소인이라면 간사하며, 군자라면 옳고 소인이라면 그르며, 군자라면 공변되고 소인이라면 사심(私心)을..

우리 선조들 2021.07.12

정수영 해산첩(海山帖) 1

1796년부터 1797년 사이에 한강과 임진강을 유람하며 을 그렸던 지우재(之又齋) 정수영(鄭遂榮, 1743 ~ 1831)은, 1797년 가을에 다시 금강산 유람을 떠난다. 이 여행에 정수영이 전 해에 남한강의 휴류암(鵂鶹巖)을 지나다가 피리소리에 끌려 만났던 헌적 여춘영(呂春永, 1734~1812)이 동행했다. 정수영은 이때 내외금강(內外金剛)과 해금강(海金剛)을 유람하면서 유탄(柳炭)으로 풍경을 사생하였다. 그리고 2년 후인 1799년, 1797년의 초본(草本)을 바탕으로 6개월의 작업 끝에 「해산첩(海山帖)」을 완성하였다. 정수영의 「해산첩(海山帖)」에 나타난 금강산의 풍경들은 이제껏 보아왔던 금강산의 그림들과는 너무 다르다. 정선이나 김홍도와는 달리 그림을 그림답게 만들기 위해 보이는 풍경을 미적..

우리 옛 그림 2021.06.23

조선의 기생 14 - 김금원과 호동서락기

중학교 1학년 여자아이가 혼자 원주의 집을 나서 제천과 단양을 거쳐 금강산과 설악산을 유람하고 내친 김에 서울구경까지 하고 돌아왔다. 교통과 치안이 좋은 지금 시절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무려 200여 년 전쯤인 1830년에 이런 여행을 실제로 감행한 조선여성이 있었다. 김금원(金錦園) 이란 여성이다. 김금원이 여행을 하면서 지은 시들을 모은 시문집이자 기행문인 「호동서락기(湖東西洛記)」의 발문에 그녀는 여행을 떠나게 된 내력을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관동(關東)의 봉래산(蓬萊山) 사람이다. 스스로 금원(錦園)이라 호를 하였는데, 어려서 잔병이 많아 부모가 불쌍하게 여겨 여자가 해야 할 가사나 바느질은 가르치지 않고 글공부를 시켰다. 글 공부한지 얼마 되지 아니하여 경사(經史)에 대략 통하게 되..

우리 옛 뿌리 2021.06.21

허균 4 - 정론(政論)

정론(政論)은 성소부부고 제11권 문부(文部)의 두 번째 논(論)이다. 예부터 제왕(帝王)이 나라를 다스림에 혼자서 정치하지는 않았다. 반드시 보상(輔相)하는 신하가 그를 도와주었다. 보상해 주는 사람으로 적합한 사람만 얻으면 천하 국가의 일을 적의하게 다스릴 수 있었다. 이런 것으로 매우 뚜렷이 나타난 것으로는, 요(堯)ㆍ순(舜)ㆍ우(禹)ㆍ탕(湯)이 임금이 되었을 때에는 반드시 고요(皐陶)ㆍ직(稷)ㆍ익(益)ㆍ이윤(伊尹) 등의 보좌가 있었다. 그런 다음에 옹희(雍熙)의 다스림을 이룰 수 있었으니, 하물며 근래의 세상에서야 말해 무엇하랴. ▶보상(輔相) : ≪주역(周易)≫에 나오는 말로, 불급(不及)한 것을 보충하여 돕는다는 뜻. ▶옹희(雍熙)의 다스림 : 나라 전체를 화락하게 하는 정치로 요순시대의 정치..

우리 선조들 2021.06.20

목민심서 53 - 각박하거나 정직한 척 하는 것은 군자의 취할 바가 아니다.

● 율기(律己) 제2조 청심(淸心) 9 교격(矯激)한 행동이나 각박(刻迫)한 정사(政事)는 인정(人情)에 맞지 않으므로 군자가 내치는 바이니 취할 것이 못 된다. (若夫矯激之行 刻迫之政 不近人情 君子所黜 非所取也)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령이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고, '청렴한 마음가짐'을 뜻하는 청심(淸心)은 그 가운데 2번째이다. ▶교격(矯激) : 정직을 가장하는 행동. 양계종(楊繼宗)이 돼지머리 때문에 마누라를 내쫓고 - 아래 제가조(齊家條)에 보인다. -허자(許鎡)가 나무막대기를 밟아 굴리도록 하여 아들의 발을 따뜻하게 한 것은 - 부임(赴任) 치장조(治裝條)에 보인다...

목민심서 2021.06.19

산재망성도(山齋望星圖)

‘산속의 서재(書齋)에서 별을 보다.’ 말만 들어도 운치가 가득한 풍경이 상상된다. 조선 후기의 화가 이방운(李昉運, 1761 ~ 1815 이후)이 그린 이다. 이 그림은 당(唐)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지은 라는 시를 소재로 한 시의도(詩意圖)이다. 두보의 시는 화폭 왼쪽에 적혀있다. 風林纖月落 바람 부는 숲에 초승달 내려앉고 衣露淨琴張 옷자락이 이슬에 젖는데 조용히 거문고를 타네. 暗水流花徑 어둠속에 시냇물은 꽃길 따라 흐르고 春星帶草堂 봄 하늘 별들은 초가집을 둘러쳤네. 檢書燒燭短 책을 뒤적이다보니 촛불은 타서 짧아지고 看劒引杯長 칼 이야기 하느라 술자리가 길어지네. 詩罷聞吳詠 시 짓기 마치고 오(吳)나라 소리로 읊는 것 들으니 扁舟意不忘 일엽편주 그 뜻을 잊지 못하노라. 이 날의 야연(夜宴)은 우..

우리 옛 그림 2021.06.18

인두겁을 쓰고...

연암 박지원(朴趾源)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善)이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원래 자기 몸에 갖추고 있는 이치거늘 신명(神明)이 굽어본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행하는 선에 따라 일일이 복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왜 그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므로 딱히 훌륭하다 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악(惡)은 단 한 가지라도 행하면 반드시 재앙이 따른다. 이는 어째서일까? 마땅히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이므로 미워하고 노여워할 만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선을 행하여 복을 받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오직 악을 제거하여 죄를 면할 방도를 생각함이 옳다.” 명심보감에도 이런 말이 있다. “동악성제(東岳聖帝) 수훈에 말하기를, 하루 착한 일을 행하여도 복은 바로 이르지 않지만 화(禍)는 스스로 멀어지며..

나라다운 나라 2019.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