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엔 王자 이마엔 개털 17

목민심서 116 - 법을 집행하는 감사에게는 늘 예를 지켜 대하라.

●봉공(奉公) 제3조 예제(禮際) 4 감사(監司)는 법을 집행하는 관리이니, 비록 오랜 정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믿고 예를 행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監司者 執法之官 雖有舊好 不可恃也)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3조인 예제(禮際)는 ‘예의 있게 교제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실지로 죄를 범했으면, 그가 의로써 처단하는 것은 본래 원한이 없는 것이다. 요즈음 감사는 혹시 친한 사이의 수령에게 일부러 트집을 잡아서 공정하다는 이름을 낚기도 하니, 이러한 기미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소장(蘇章)이 기주 자사(冀州刺史)가 되었을 때, 그의..

목민심서 2022.03.05

봄의 말

헤르만 헤세 봄이 속삭인다. 꽃피워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삶을 두려워하지 마라. 소년 소녀들은 모두 알고 있다. 봄이 말하는 것을. 살아라. 자라나라. 피어나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싹을 움트게 하라. 몸을 던져 두려워하지 마라! 노인들도 모두 봄의 속삭임을 알아듣는다. 늙은이여, 땅속에 묻혀라. 씩씩한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주어라. 몸을 내던지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젊은 날 「데미안」과 「싯다르타」, 그리고 그의 수많은 글과 시를 읽으며 많은 위안을 받았다. 수십 년이 지나 지금에 다시 읽는 그의 시는 또 다른 느낌이다. 혹시 나는 새싹이 피어오를 자리에 뭉개고 앉아 있는 폐목의 죽은 뿌리는 아닐까?...

정도전 21 - 불씨잡변 사불득화

불씨를 섬겨 화를 얻음[事佛得禍] 양무제(梁武帝)는 중대통(中大通) 원년(元年) 9월에 동태사(同泰寺)에 나아가 사부(四部) 대중을 모아 무차대회(無遮大會)를 열고 어복(御服)을 벗고 법의(法衣)를 걸친 후 청정대사(淸淨大捨)를 행하니 모든 신하들이 돈 1억만(一億萬)을 가지고 삼보(三寶)앞에 빌고 황제의 몸을 굽혀 속죄하는데, 중들은 그대로 절을 받으면서 말 한마디 없었고, 임금은 궁궐로 돌아왔다. 무제(武帝)가 천감(天監) 연간으로부터 석씨(釋氏)의 법을 써서 오래도록 재계하여 고기를 먹지 않고 하루에 한 끼니만 먹는 것도 나물국에 거친 밥뿐이요, 탑을 많이 쌓아 공사(公私)간에 비용을 많이 소비하였다. ▶중대통(中大通) : 중국 남북조 시대의 양(梁)나라 초대황제인 양무제의 연호로 원년은 529년...

우리 선조들 2022.03.02

강산무진도 속의 사람 사는 모습 3

이태백의 은 계속 이어진다. 劍閣崢嶸而崔嵬 검각(劍閣)은 삐죽삐죽 높기도 하여 一夫當關 한 명이 관문(關門)을 지키면 萬夫莫開 만 명도 못 당하고 所守或匪親 수문장이 친하지 않다면 化爲狼與豺 승냥이와 다를 바 없다. 朝避猛虎 아침엔 호랑이 피하고 夕避長蛇 저녁엔 구렁이 피하니 磨牙吮血 이로 으깨고 피를 빨아 殺人如麻 사람 잡아 낭자하다. 錦城雖云樂 금관성(錦官城)이 좋다고 해도 不如早還家 일찌감치 집으로 가느니만 못하리라. 蜀道之難 촉도의 험난함이여 難於上靑天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워라. 側身西望長咨嗟 몸 기우려 서쪽 향해 긴 한숨만 쉬노라. 검각(劍閣)은 잔도(殘徒)의 다른 이름이고 금관성(錦官城)은 사천성의 성도(成都)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이다. 명성이 자자한 금관성은 그 험한 산길 너머에 존재했다. ..

우리 옛 그림 2022.03.01

목민심서 115 - 수령이 감영에 가서 연명하는 것은 아첨하는 일이다.

●봉공(奉公) 제3조 예제(禮際) 3 연명(延命)의 예를 감영(監營)에 나아가서 행하는 것은 옛 예가 아니다. (延命之赴營行禮 非古也)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3조인 예제(禮際)는 ‘예의 있게 교제하는 것’을 말한다. ▶연명(延命) : 원래 감사나 수령이 부임할 때 전패(殿牌) 앞에서 왕명을 받드는 의식인데, 새로 부임한 감사에게 관하의 수령들이 처음 가서 뵙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후자를 가리키는바 그것은 고례가 아니라고 보았다. 연명이란 지방을 맡은 신하가 자기 임지에 있을 때, 선화(宣化)의 임무를 띤 신하가 순행하여 본읍..

목민심서 2022.02.28

강산무진도 속의 사람 사는 모습 2

는 이인문 자신의 ‘전 생애에 걸친 조형적 사고와 역량이 잘 드러난 대작’이라는 평도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위대한 자연과 그 안에서 다양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을 소재로 탄탄한 구성과 다양한 화법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이인문 부분 6/14] 배에서 짐을 내려 나귀에 짐을 싣고 마을로 들어가는 짐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마을에서는 이들을 마중을 나온 인물들의 모습도 보여진다.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1]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2]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3] [이인문 부분 6/14의 부분 4] 산 속의 좁고 비탈진 길을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더라도 그 험준한 산 고개 너머에도 또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야말로 인간도처유청산(人間..

우리 옛 그림 2022.02.27

강산무진도 속의 사람 사는 모습 1

조선 후기의 화가 이인문(李寅文)이 그린 는 그림의 크기로 볼 때 전하는 조선 그림 가운데는 심사정이 남긴 와 함께 가장 큰 대작으로 꼽힌다. 두루마리 형태의 이 그림은 세로 높이가 43.9cm에 길이는 856cm나 된다. 는 길이가 818cm로 약간 짧은 반면 세로 높이는 85cm로 보다 전체 그림의 면적은 훨씬 크다. ‘강산무진(江山無盡)’은 끝없이 이어지는 대자연의 모습을 가리킨다. 중국과 조선에서 즐겨 다루어지던 전통적 화제(畵題)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선정 우리 유물 100선」에서는 이인문의 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를 오른쪽부터 천천히 그림을 살펴보면, 만고불변의 자연과 그 자연의 섭리 속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다채롭게 표현되어 있다. 강과 산만 무한하게 펼쳐져 있는..

우리 옛 그림 2022.02.26

정도전 20 - 불씨잡변 불법입중국

불법이 중국에 들어 옴[佛法入中國] 【안(按)】 여기서부터 “부처 섬기기를 극진히 할수록 연대는 단촉(短促)되었다[事佛甚謹年代尤促].”까지는 진씨(眞氏 : 진덕수(眞德秀))의 《대학연의(大學衍義)》의 설을 인용한 것이다. 한(漢)나라 명제(明帝)는, 인도[西域]에 신(神)이 있어 그 이름이 불(佛)이라는 말을 듣고 사신(使臣)을 천축(天竺)에 보내어 그 글과 중[沙門]을 얻어 들여왔는데 그 글은 대개 허무(虛無)를 으뜸으로 삼고, 자비(慈悲)와 살생(殺生)하지 않는 것을 귀히 여겨 말하기를, “사람은 죽어도 정신은 멸하지 않아 다시 형체(形體)를 받아 태어나는데, 살아 있을 때에 선(善)한 일을 하고 악(惡)한 일을 한 바에 따라, 다 보응(報應)이 있다.” 하였다. 그러므로 수련(修鍊)하여 부처가 되는..

우리 선조들 2022.02.25

목민심서 114 - 왕명을 받은 관인을 대하는 예의.

●봉공(奉公) 제3조 예제(禮際) 2 외관(外官)이 사신(使臣)과 서로 보는 데는 그 예의가 국가의 법전에 갖추어져 있다. (外官之與使臣相見 具有禮儀 見於邦典)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3조인 예제(禮際)는 ‘예의 있게 교제하는 것’을 말한다. ▶외관(外官) : 지방행정을 담당하는 관원. 목사(牧使)와 대도호부사(大都護府使)는 정3품으로 당상관과 당하관이 있으며, 도호부사(都護府使)는 종3품, 군수는 종4품, 현령은 종5품, 현감은 종6품이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 예전(禮典) 경외관상견조(京外官相見條)에는 이렇게 규정되어 있다. “외..

목민심서 2022.02.24

호계에서 세 사람이 웃다.

東林送客處 동림사에서 손님 배웅하는 곳에 月出白猿啼 달뜨고 흰 원숭이 우는데 笑別廬山遠 웃으며 헤어지는 여산의 혜원 스님은 何須過虎溪 어찌 호계를 건너는가! 이 시는 당나라 때 시선(詩仙)으로 불리던 이백(李白)의 란 시이다. 이백은 자가 태백(太白)이고 우리에겐 이태백이란 이름이 더 친숙한 인물이다. 이태백이 지은 시는 고사(古事)를 소재로 한 것이다. 육조시대 동진(東晋)에 중국 정토교(淨土敎)의 개조(開祖)로 알려진 혜원(慧遠)이라는 고승(高僧)이 있었다. 유학을 배우고 도교에도 심취했었으나 21살 때에 도안(道安)에게서 반야경(般若經) 강의를 듣고 동생 혜지(慧持)와 함께 출가하여 그의 제자가 되었다. 혜원은 33살이 되는 386년부터 중국 강서성(江西省)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라는 절에서..

우리 옛 그림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