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옛 그림 236

동양화 화론(畵論) 3 - 문인화론. 남북종화론

문인화는 사대부의 사의화(寫意畵)로, 그림 중에 문인의 정취와 사상을 보여주는 것을 가리킨다. 위진시대 이후 태동하고 원대(元代)의 조맹부가 정식으로 문인화라는 명칭을 썼다고 한다. 문인화 이론이 체계화된 것은 북송 (北宋)시대부터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동진(東晉)의 고개지, 당(唐)의 염립본과 왕유(王維), 노홍 등 무수한 화가들이 철학자, 정치인, 시인 등 화가 이외의 자격으로 역사에 그 이름을 남겼다. 그러므로 문인 사대부가 여기(餘技)로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은 중국 역사상 이미 오랜 전통으로 존재해 왔던 것이다. 그러다 북송 때, 소식(蘇軾), 문동(文同), 이공린(李公麟), 미불(米芾), 황정견(黃庭堅) 등과 같은 그림 혹은 글씨 또는 시서화 모두에 능하였던 일군의 사대부들이 자신들이나 동료..

우리 옛 그림 2018.07.28

동양화 화론(畵論) 2 - 3품(三品), 4격(四格), 5등(五等)

전하는 동양의 옛 그림이나 글씨에 대하여 신품(神品)이나 일품(逸品), 무상신품(無上神品) 등으로 소개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흔히들 그냥 뛰어난 작품을 칭하는 수식어 정도로 이해하기 쉬우나 이는 감정가들이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한 평가에 의한 것이다. 앞서 사혁은 ≪고화품록≫에서 6법을 소개하며 화가 27인을 제1품에서 제6품까지 나누었는데, 8세기 전반 당나라의 장희관1은《화단畵斷》에서 신, 묘, 능품(神, 妙, 能品) 의 삼품(三品)을 처음으로 회화비평의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신품이란 그림의 기예와 공력이 탁월하고 절묘하여 형사(形似)와 신운(神韻)이 겸비되는 것이고, 묘품이란 의취와 구상이 절묘하여 표현에서 마땅함을 얻는 것이며, 능품은 형사를 얻어 법칙을 잃지 않는 것이라 하였다. 이에..

우리 옛 그림 2018.07.25

동양화 화론(畵論) 1 - 6법(六法)과 6요(六要)

화론(畵論)은 동양 회화에 관한 이론과 논평을 말한다. 화론의 범주에는 창작의 원리에서부터 기법, 품평, 감정, 비평, 역사, 감상과 수장에 이르는 모든 논저가 포함된다. 동양 문화권에서는 동양 문화의 특성에 따라 서양과는 아주 다른 화론이 생기게 되었다. 그 가장 중요한 점을 든다면, 동양에서는 처음부터 그림이 대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재현하는 데에 그 주된 목적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동양 화론을 논할 때면 ‘미술’ 이라는 현대적 어휘가 내포하는 여러 가지 개념과는 전혀 다른 도덕적, 형이상학적, 또는 문학적 어휘들이 사용되게 된다. 동양 회화의 발달에 주도적이었던 중국이 역시 화론의 발달에도 중추적이었다. 즉, 음양오행설, 도가(道家), 유가(儒家) 그리고 북송시대 이후에 사대부들 사이에 크..

우리 옛 그림 2018.07.22

김홍도의 20대 그림

조선 최고의 풍속화가인 단원(檀園) 김홍도가 20대 때 그린 작품으로 추정되는 풍속화 7점이 담긴 화첩이 지난 9일 처음 공개됐다. 이 화첩은 자크 모니에즈라는 프랑스 신부가 1912년 4월에 입수해 프랑스로 가져간 후, 1994년 프랑스 유명 경매업체인 타장(Tajan) 옥션에 매물로 나온 것을 국내의 독지가가 구매했다고 한다. 그간 풍속화첩을 보관·관리해온 서울 반포동 소재 AB갤러리 성석남 관장은 "익명을 원하는 소장자가 24년이 흐른 지금 공개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문화유산으로 남겨줄 때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화첩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아직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김홍도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홍도의 화풍 특징을 잘 모사한 ..

우리 옛 그림 2018.07.11

단원 김홍도 - 주상관매도

단원 김홍도가 남겨 지금까지 전해지는 시조가 두 수 있다고 한다. 하나는 연인과 보낸 밤에 대한 아쉬운 정을 읊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봄 풍경을 감상하는 모습을 그린 시조이다. 봄 물(春水)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놓았으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가 물이로다. 이 중에 늙은 눈에 뵈는 꽃은 안개 속(霧中)인가 하노라 그런데 사실 이 시조는 김홍도의 독창적인 작품은 아니다. 중국의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두보가 만년에 양자강 일대를 배를 타고 떠돌며 생활하다가 죽던 해인 59세에 지었다는 ‘소한식주중작(小寒食舟中作)’이라는 제목의 칠언율시가 있다. 소한식은 한식 다음 날이란 설도 있고 한식 전 날이란 해석도 있다. 어쨌거나 그 날도 찬밥을 먹는 풍습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글로 옮겨진 시의 내용은 이렇다...

우리 옛 그림 2018.05.22

단원 김홍도 - 마상청앵도

보는 안목은 없어도 전부터 수묵산수화를 보면 왠지 마음이 푸근해지고 기분이 좋아졌었다. 반면 다른 우리 옛 그림은 봐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다 오주석 선생의 해설을 접하면서부터 시큰둥하게 봐왔던 그림들의 진가에 대해 조금이나마 눈이 뜨이게 되었다. 여기 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1.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는 그림이라는데 얼핏 보기에는 너무 평범해서 이 그림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지 알 수가 없었다. 역시 모르면 보이지 않는 법인가 보다. 이 그림에 대한 오주석2 선생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봄날 점잖은 선비가 말구종 아이를 앞세워 길을 나섰다. 단출한 차림새지만 복건에 챙 넓은 갓을 써서 턱 아래 반듯이 묶고, 도포는 옷고름과 술띠3를 낙낙하게 드리워 멋을 냈다. ‘선비 ..

우리 옛 그림 2018.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