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자비의 변[佛氏慈悲之辨] 하늘과 땅이 물(物)을 생(生)하는 것으로써 마음을 삼았는데, 사람은 이 천지가 물을 생하는 마음을 얻어 가지고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두가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이른바 인(仁)이다. 불씨(佛氏)는 비록 오랑캐[夷狄]이지만 역시 사람의 종류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어찌 홀로 이러한 마음이 없으리오? 우리 유가의 이른바 측은(惻隱)은 불씨의 이른바 자비(慈悲)이니 모두가 인(仁)의 용(用)이다. 그런데 그 말을 내세움은 비록 같으나 그 시행하는 방법은 서로 크게 다르다. 대개 육친(肉親)은 나와 더불어 기(氣)가 같은 것이요, 사람은 나와 더불어 유(類)가 같은 것이요, 물(物)은 나와 더불어 생(生)이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진 마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