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접하는 조선의 역사는 왕의 역사이고 집권계급인 사대부의 역사이다. 그래서 우리가 배우는 역사에서 일반 백성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 질고에 시달려 저항하는 백성들의 삶은 도주, 유망, 도적, 폭도 등으로 표현되어 집권계층인 자신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집단으로 묘사되기 일쑤다. 집권층인 사대부와 관료들은 늘 백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정작 저들이 죽기 살기로 싸우는 일은 늘 자신들의 명분이나 이익에 관한 것이지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거는 일은 없었다. 그런 조선 역사에서 딱 한 번 백성에 대한 정책 문제로 사대부가 갈라선 적이 있었다. 공납(貢納)은 각 지역에 토산물을 할당하여 국가의 수요품을 조달하는 제도로 정식 이름은 공물상납제도 (貢物上納制度)이다. 공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