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 임창순 선생은 추사체가 보여주는 미적 특질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였다. “제주로 간 이후의 글씨는 그가 평소에 주장하던 청고고아(淸高古雅)한 서풍이 일변하여 기굴분방(奇崛奔放)한 자태를 보이기 시작하여 세인을 놀라게 하였다. 전통적인 글씨가 의관을 단정히 차린 도학군자(道學君子)와 같다면 추사의 글씨는 예절과 형식을 무시한 장난꾼처럼 보였을 것이다. 곧 그의 희로애락의 감정이 그대로 붓을 통하여 표현된 것이다. 여기에서 비로소 작자의 개성이 살아있고 붓을 잡았을 때의 작자의 감정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점과 획의 운용이 강철 같은 힘을 가졌고, 공간 포치에 대한 구상은 모두 다 평범을 초월한 창의력이 넘친다. 그대로 현대회화와 공통되는 조형미를 갖추었으니 이는 과거 어느 작가도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