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생충 기더기 144

목민심서 108 - 법을 굳게 지키면 천리가 행해진다.

●봉공(奉公) 제2조 수법(守法) 2 법을 굳게 지켜서, 굽히지도 흔들리지도 않으면 인욕(人慾)이 물러가고 천리(天理)가 유행(流行)하게 될 것이다. (確然持守 不撓不奪 便是人慾退聽 天理流行)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2조인 수법(守法)은 ‘법을 지키는 것’이다. 정승 허조(許稠)가 전주 판관(全州判官)으로 있을 적에, 청렴한 절개를 지키고 강하고 밝아 일을 잘 처결하였다. 일찍이 스스로 맹세하기를, “법 아닌 것으로 일을 처리하면 하늘이 벌을 내린다[非法斷事 皇天降罰].” 는 여덟 글자를 작은 현판에 써서 청사에 걸어 놓았다. ▶허조(許..

목민심서 2022.01.29

바다 위의 왕양명

마음은 하나인가? 둘인가? 진정한 앎은 내 안에 있는가? 아니면 밖에서 찾아야 하는가? 앎과 실천은 서로 다른가? 양명(陽明) 왕수인(王守仁, 1472 ~ 1528)이 이룩한 신유가(新儒家)철학인 양명학(陽明學)은 이런 질문에 대하여 주희의 주자학과는 다른 답을 내놓았다. 사람에게는 선을 지향하는 마음과 악을 지향하는 마음이 함께 갖추어져 있어 이 중에서 선을 지향하는 마음이 더 근본적이기는 하나 욕망 때문에 가려지기 쉬우므로 수양을 통해 선의 마음을 확충하고 악의 마음을 억제해야 한다고 것이 주희의 견해였지만 왕수인은 사람의 마음에는 본래 선악이 없다고 보았다. 주희가 마음은 기(氣)이고 마음이 갖춘 도덕성의 이치가 이(理)라고 한 것에 대하여 왕수인은 마음이 곧 이(理)이고 이(理)는 곧 기(氣)라는..

우리 옛 그림 2022.01.28

정도전 13 - 불씨잡변 불씨자비지변

불씨 자비의 변[佛氏慈悲之辨] 하늘과 땅이 물(物)을 생(生)하는 것으로써 마음을 삼았는데, 사람은 이 천지가 물을 생하는 마음을 얻어 가지고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두가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이른바 인(仁)이다. 불씨(佛氏)는 비록 오랑캐[夷狄]이지만 역시 사람의 종류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어찌 홀로 이러한 마음이 없으리오? 우리 유가의 이른바 측은(惻隱)은 불씨의 이른바 자비(慈悲)이니 모두가 인(仁)의 용(用)이다. 그런데 그 말을 내세움은 비록 같으나 그 시행하는 방법은 서로 크게 다르다. 대개 육친(肉親)은 나와 더불어 기(氣)가 같은 것이요, 사람은 나와 더불어 유(類)가 같은 것이요, 물(物)은 나와 더불어 생(生)이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진 마음의 ..

우리 선조들 2022.01.27

두꺼비와 선인

두꺼비는 개구리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배와 등에 난 불규칙한 돌기 때문에 가까이 하기가 꺼려지는 동물이다. 거기다 두꺼비는 뱀도 잡아먹는다는 소리도 있어 흉물스러운 느낌도 있다. 그런데 복스럽고 튼실하게 생긴 갓 태어난 사내아이를 ‘떡두꺼비 같다’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 옛사람들은 두꺼비를 안 좋게만 본 것은 아닌 듯싶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소주의 상표도 두꺼비이다. 삼국유사에는 두꺼비가 지장법사가 가져온 불보(佛寶)를 보호했다는 기록이 있고, 우화(寓話)나 민담, 민요에는 두꺼비가 슬기롭고 의리 있는 동물로 형상화되기도 했다. 또한 두꺼비를 부와 재물의 상징으로 여겼으며 두꺼비 꿈은 길몽이나 태몽 등으로 인식되어왔다. 어쩌면 이런 인식은 중국에서 전해지는 고사(故事)에 기인한 ..

우리 옛 그림 2022.01.24

정도전 12 - 불씨잡변 불씨훼기인륜지변

불씨가 인륜을 버림에 관한 변[佛氏毁棄人倫之辨] 명도(明道) 선생이 이르기를, “도(道) 밖에 물(物)이 없고 물 밖에 도가 없다. 이것은 하늘과 땅 사이에 어디를 가나 도가 아님이 없다는 것이다. 부자(父子)에 이르러서는 부자의 친(親)한 바에 있고, 군신(君臣)에 이르러서는 군신의 엄(嚴)한 바에 있고, 부부(夫婦)와 장유(長幼)와 붕우(朋友)에 이르러서도 각각 도가 되지 아니하는 바가 없으니 이는 그것이 잠시도 떠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즉 그들이 인륜을 허물어뜨리고 사대(四大) - 【안(按)】 사대(四大)는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이다. - 를 버린 그것이 그 도(道)에서 분리된 점이 멀다 하겠다.” 하고, 또 이르기를, “말과 행위가 주변(周徧)하지 않음이 없건만 실..

우리 선조들 2022.01.23

김홍도 남해관음도

관음보살은 자비로써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염불의 관세음보살이 관음보살이다. 한자로 ‘南無’로 쓰는 ‘나무’는 귀의(歸依)한다는 뜻으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 귀의한다는 뜻이다. 법화경에는 어려움을 당한 중생이 그 이름을 부르면 관음보살이 즉시 33종류의 화신으로 변해 그들을 구해준다고 되어 있다. 이를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고 하는데 중생들이 처한 상황에 맞도록 관음보살이 몸을 바꾸거나 자세나 옷을 바꾸어 33신(三十三身)의 형상가운데 하나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림으로 많이 그려진 수월관음(水月觀音) 역시 관음보살의 33신 가운데 하나이다. 수월관음은 물에 비친 달을 내려다보는 형상의 보살..

우리 옛 그림 2022.01.22

목민심서 106 - 임금이 글을 내리는 뜻은 백성을 위하는데 있다.

●봉공(奉公) 제1조 선화(宣化) 8 새서(璽書)가 멀리 내려오는 것은 수령의 영광이요, 꾸짖는 유시(諭示)가 때때로 오는 것은 수령의 두려움이다. (璽書遠降 牧之榮也 責諭時至 牧之懼也)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1조인 선화(宣化)는 ‘임금의 교화를 편다’는 의미이다. ▶새서(璽書) : 옥새가 찍힌 글, 곧 임금의 교서(敎書). 조정에서 조서(詔書)를 내려 장려하는 것은 나를 기리는 것이 아니요, 조정에서 유시를 내려 몹시 꾸짖는 것은 나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백성을 위함인 것이다. 무릇 장려를 받든, 꾸중을 받든 모두 조정의 ..

목민심서 2022.01.21

목민심서 105 - 조정의 명령을 수행할 수 없을 때는 사임해야 한다.

●봉공(奉公) 제1조 선화(宣化) 7 내려온 조정의 법령을 백성들이 싫어하여 봉행할 수 없으면 병을 핑계하고 벼슬을 버려야 한다. (朝令所降 民心弗悅 不可以奉行者 宜移疾去官) ▶봉공(奉公)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3편인 봉공(奉公)은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 공경으로 윗사람을 섬기는 등, 공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6조로 나누어 논하였다. 봉공(奉公)의 제1조인 선화(宣化)는 ‘임금의 교화를 편다’는 의미이다. 강잠(姜潛)이 진류지현(陳留知縣)이 되어 도임한 지 갓 수개월이 되어서 청묘령(靑苗令)이 내려왔다. 강잠은 현문(縣門)에 방을 써 붙이고, 또 향촌에 이첩(移牒)하였으나 각각 3일이 되어도 와서 보는 자가 없었다. 드디어 방을 떼어 아전에게 주면서, “백성들이 원하지 않는다.” 하고는 ..

목민심서 2022.01.20

정도전 11 - 불씨잡변 불씨매어도기지변

불씨가 도와 기에 어두운 데 관한 변[佛氏昧於道器之辨] 도(道)란 것은 이(理)이니 형이상(形而上)의 것이요, 기(器)란 것은 물(物)이니 형이하(形而下)의 것이다. 대개 도의 근원은 하늘에서 나와서 물(物)마다 있지 않음이 없고, 어느 때나 그에 해당되지 않음이 없다. 즉 심신(心身)에는 심신의 도가 있어서 가까이는 부자ㆍ군신ㆍ부부ㆍ장유ㆍ붕우에서부터 멀리는 천지만물에 이르기까지 각각 그 도가 있지 않음이 없으니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 하루도 그 물(物)을 떠나서는 독립할 수가 없다. 이런 까닭에, 내가 모든 일을 처리하고 물건을 접촉함에 또한 마땅히 그 각각의 도를 다하여 혹시라도 그르치는 바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유가의 학이 내 마음과 몸으로부터 사람과 물건에 이르기까지 그 성(..

우리 선조들 2022.01.19

장동의 기로회 - 북원수회첩

겸재 정선은 한성 장동(壯洞)에서 태어나고 그곳에서 내내 살며 뛰어난 화업을 이룩했다. 장동은 현재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효자동, 청운동 지역으로 백악산 서남쪽과 인왕산 동쪽 기슭이다. 조선시대 이 지역은 도성 내의 ‘산천(山川)’으로 불릴 만큼 숲이 우거지고 물이 맑았던 곳이다. 궁궐과 가까우면서도 한적한 곳이라 안동 김씨 집안을 비롯하여 조선시대 여러 명문가의 세거지이기도 했다. 정선의 고조부 정연(鄭演)은 종2품 동지중추부사를 지냈지만 증조부부터 3대에 걸쳐 생원, 진사를 뽑는 사마시에도 입격하지 못하여 정선 대에 이르러서는 집안이 쇠락한 상태였다. 정선은 부친이 일찍 사망한 탓에 홀어머니와 동생을 거느리고 소년 가장노릇을 하느라 과거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는지 일찍부터 화도(畵道)에 입문한 것으로..

우리 옛 뿌리 202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