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이 5호 16국이 되어야 세계가 평안하다 85

허균 3 - 학론(學論)

허균의 문집『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는 허균이 생전에 직접 편찬한 시문집이다. 허균의 호로는 교산(蛟山)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성소(惺所) 역시 허균의 호이다. ‘깨닫는 곳’이라는 뜻이다. 부부고(覆瓿藁)는 "장독 뚜껑을 덮는 글"이라는 뜻으로 보잘 것 없는 글이라는 겸손의 표시이다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의 작성연대는 정확하지 않으나 전라도 함열현(咸悅縣)으로 유배를 가 있을 때인 광해군 3년과 5년 사이인 1611년부터 1613년 사이로 보고있다. 그동안 자신이 썼던 글을 시부(詩部), 부부(賦部), 문부(文部), 설부(說部) 4부로 나누어 정리했다. 허균이 직접 필사했을 때에는 8권 1책이었으나 지금은 26권 8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성소부부고』 제11권 문부(文部)에는 ‘논(論)’으로 분..

우리 선조들 2021.06.16

조선의 기생 13 - 매창

황진이의 명성이 워낙 독보적인 탓에 조선에서 사실 황진이에 견줄만한 다른 기생은 없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논개(論介)가 있지만, 논개는 살아생전의 기생으로서가 아니라 의롭게 죽은 행위로써 이름을 얻은 것이기 때문에 그 명성의 의미는 다른 차원이다. 논개는 진주목(晉州牧)의 관기(官妓)로 임진왜란 중인 1593년 진주성이 일본군에게 함락될 때 왜장을 유인하여 순국한 의기(義妓)이다. 비록 황진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조선시대에 나름의 명성을 얻었던 기생으로는 전북 부안(扶安)의 기생인 매창(梅窓)이 있었다. 황진이보다 약 50년 뒤에 태어난 기생으로, 당대에는 개성의 황진이와 더불어 조선 명기(名妓)의 쌍벽을 이룬다는 말을 들었었다. 생몰연도가 알려지지 않은 황진이와는 달리 매창의 문집인 「매창집」..

우리 옛 뿌리 2021.06.15

허균 2 - 자부심

【우리 선대부의 문장과 학문과 절행(節行)은 사림(士林)에서 추중(推重)되었다. 큰 형이 경전을 전해 받았고, 문장도 간략하면서 무게가 있었다. 작은 형은 학문이 넓고 문장이 매우 고고(高孤)해서 근래에는 견줄 사람이 드물다. 누님의 시는 더욱 맑으면서 씩씩하고. 높으면서 아름다워 개원(開元)ㆍ대력(大曆)시대 사람들보다 뛰어났다는 명망이 중국에까지 전파되어서 천신사부(薦紳士夫)가 모두 칭찬한다. 재종형(再從兄) 체씨(䙗氏)는 고문(古文)을 공부해서 시격(詩格)이 매우 높고 굳세며 부(賦)는 더욱 뛰어나서 국조 이래로 그 짝이 드물다. 나도 문(文)의 명성을 떨어뜨리지 않아서 문예(文藝)를 담론하는 사람 중에 이름이 참여되고, 중국 사람에게도 제법 칭찬을 받는다. 그리고 4부자(四父子)가 함께 제고(製誥)..

우리 선조들 2021.06.13

허균 1 - 실록 사관과 찌라시 주필

어제 아침에 똥을 밟았다. 어쩌다가 실수로 이름만 조선이고 실체는 왜구인 신문의 칼럼기사를 클릭한 것이다. 얼마나 지저분한 똥인지 하루가 지난 지금도 구역질이 나서 못 견딜 지경이다. 제목이 “이제 우리도 일본에 돈 달라는 요구 그만하자.”이다. 김양호가 내린 판결에 맞장구쳐주려는 의도에서 내지른 글임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역시나 글 내용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1965년 한일 양국은 청구권 협정을 통해 ‘두 나라와 국민의 청구권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데에 합의했다. 이때 일본에서 받은 돈 5억 달러는 당시 일본 외환 보유액의 4분의 1에 이르는 거액이었다. 이 돈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마중물이 됐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일본에 대한 청구권의 완전하고도 최종적인 해결에 따라..

우리 선조들 2021.06.11

목민심서 51 - 청렴한 관리가 지나는 곳에는 맑은 빛이 미친다.

● 율기(律己) 제2조 청심(淸心) 7 청렴한 관리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가 지나는 곳은 산림(山林)과 천석(泉石)도 모두 맑은 빛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所貴乎廉吏者 其所過山林泉石 悉被淸光)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령이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고, '청렴한 마음가짐'을 뜻하는 청심(淸心)은 그 가운데 2번째이다. 진(晉)나라 때 오은지(吳隱之)가 광주 자사(廣州刺史)가 되었는데, 산해군(山海郡)에서 20리 떨어진 곳에 탐천(貪泉)이라는 샘이 있었다. 이 샘물을 마시는 자는 반드시 탐욕해진다고 하였는데 오은지는 바로 가서 떠 마시고, 청렴한 조행(操行)을 더욱 닦았으므로 돌..

목민심서 2021.06.10

목민심서 50 - 작은 것이라도 선물은 사사로움이 행해지는 것이다.

● 율기(律己) 제2조 청심(淸心) 6 선물로 보내온 물건은 비록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은정(恩情)이 맺어졌으니 이미 사사로운 정(情)이 행해진 것이다. (饋遺之物 雖若微小 恩情旣結 私已行矣)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령이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를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고, '청렴한 마음가짐'을 뜻하는 청심(淸心)은 그 가운데 2번째이다. 진(晉)나라 격(鬲)의 수령 원의(袁毅)가 조신(朝臣)에게 뇌물을 바쳐 명예를 사려고 하였다. 일찍이 산도(山濤)에게 실 1백 근을 보냈는데 산도는 남다르게 하지 않고자 하여 받아서 들보 위에 얹어 놓았다. 얼마 후에 원의의 일이 탄로되자, 산도는 들보 위에서 그 실을..

목민심서 2021.06.08

산거(山居) 시의도(詩意圖) 2

산속의 하루는 길고도 길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대경이 읊은 산에 사는 즐거움은 계속 이어진다. 【弄筆窗間 隨大小作數十字 창가에 앉아 글씨를 쓰되 크고 작은 글씨 수십 자를 써보기도 하고 展所藏法帖 墨跡 畵卷 縱觀之 간직한 법첩(法帖), 묵적(墨跡), 화권(畵卷)을 펴놓고 마음껏 보다가 興到則吟小詩 或艸玉露一兩段 흥이 나면 짤막한 시도 읊조리고 옥로시 한 두 단락 초(草)를 잡기도 하네.】 【再烹苦茗一杯 出步溪邊 다시 쓴 차 달여 한 잔 마시고 집밖으로 나가 시냇가를 걷다가 邂逅園翁溪友 問桑麻說秔稻 밭둑의 노인이나 냇가의 벗과 만나 뽕나무와 삼베 농사를 묻고 벼농사를 얘기하네. 量晴校雨 探節數時 相與劇談半餉 날이 개거나 비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 주고받다가】 드디어 산속의 하루도 저물어간다. 【歸而倚杖柴..

우리 옛 그림 2021.06.07

산거(山居) 시의도(詩意圖) 1

중국 남송(南宋) 때의 나대경(羅大經, 1196 ~ 1242)이라는 인물이 쓴 라는 시가 있다. ‘산에서 산다’는 제목에서 연상되듯 은거하는 선비의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읊은 내용이다. 지금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듯이 복잡한 세상사에서 벗어나 조용한 산속에서 자신 만의 여유롭고 한가한 삶을 갖는 것은 고금을 떠나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듯하다. 이 시가 쓰여진 중국은 물론 조선에서도 이 시를 소재로 삼은 많은 그림들이 그려졌다. 고송유수관 이인문을 필두로 하여 심사정, 김희겸, 이재관 등이 남긴 그림들이 지금 전한다. 특히 올해 초에는 이인문이 이 시의 구절들을 화제(畵題)로 삼아 그린 8폭 병풍이 경매가 20억원에 출품되기도 했다. 이인문의 그림으로는 이 8폭 병풍 외에..

우리 옛 그림 2021.06.06

목민심서 49 - 뇌물에 비밀은 없다.

● 율기(律己) 제2조 청심(淸心) 5 뇌물을 주고받는 것은 누구나 비밀스럽게 하지만 밤중에 한 일이 아침이면 드러난다. (貨賂之行 誰不秘密 中夜所行 朝已昌矣)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청심(淸心) : 청렴한 마음가짐 아전들은 매우 경박하여 들어와서는 말하기를, “이 일은 비밀이라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퍼뜨리면 제게 해로운데 누가 퍼뜨리려고 하겠습니까?” 하므로, 수령은 그 말을 깊이 믿고 흔연히 뇌물을 받지만 문밖에 ..

목민심서 2021.06.05

목민심서 48 - 수령이 청렴하지 않아 백성에게 욕을 먹는 것은 수치다.

● 율기(律己) 제2조 청심(淸心) 4 수령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를 도적으로 지목하여 마을을 지날 때는 더럽히고 욕하는 소리가 드높을 것이니 또한 수치스러운 일이다. (牧之不淸 民指爲盜 閭里所過 醜罵以騰 亦足羞也) ▶율기(律己) :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인 율기(律己)는 자신을 가다듬는 일을 말한다. 수신(修身)ㆍ제가(齊家)ㆍ치국(治國)ㆍ평천하(平天下)가 일체 자기의 행동을 바르게 하는 수신(修身)을 근본으로 삼는 만큼, 수령 자신의 몸가짐을 가다듬는 일부터 은혜 베푸는 일까지 6조로 나누어 논하고 있다. ▶청심(淸心) : 청렴한 마음가짐 정선(鄭瑄)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어떤 관원이 한 도적을 심문하면서 ‘네가 도둑질하던 상황을 말해 보아라.’ 하니, 도적은 짐짓 딴전을 피우면서 ..

목민심서 2021.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