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에서의 병풍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의례용뿐만 아니라 실내 장식과 감상의 용도로도 병풍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정조가 개인적으로 주문하여 제작했던 그림 대부분이 병풍 형식이었던 점은 병풍이 더 이상 사치품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궁중 행사를 기록한 계병이 아닌 것으로 궁중에서 병풍으로 많이 제작되었던 화재(畵材) 중의 하나가 요지연도(瑤池宴圖)였다. 요지연도(瑤池宴圖)는 서왕모(西王母)가 자신의 곤륜산 궁중의 요지(瑤池)에서 주목왕(周穆王)을 초대하여 연회를 베푸는 장면이다. 서왕모(西王母)는 도교에서 중국 대륙 서쪽의 곤륜산에 살고 있으면서 모든 신선들을 지배하는 최고위직 여신(女神)이다. 중국에서는 한때 불로불사의 여신으로 서왕모를 섬기는 민간신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적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