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왜국 막부에 파견하는 사절단은 통신사(通信使)라고 불렀다. 교린(交隣)의 차원에서 믿음[信]으로 내왕한다는 뜻이다. 반면 명나라에 보내는 사신은 조천사(朝天使)라고 했다. ‘천자(天子)가 다스리는 왕조’인 천조(天朝) 중국에 ‘신하가 조정에 나아가 임금을 뵌다’는 뜻의 조근(朝覲) 사행이라는 뜻이다. 명칭에서부터 사대(事大)가 분명하였다. 자존심 상하지만 당시 조선의 국력으로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명나라를 이은 청나라에 보내는 사절단의 명칭은 그간 연행사(燕行使)로 알려져 왔다. 연경(燕京)에 가는 사행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연행(燕行)은 개인적 여행의 뜻으로 쓰였고, 부경사(赴京使) 또는 부연사(赴燕使)가 정식 명칭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이든 사대의 뜻은 없다. 현실적으로 내색이..